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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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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노숙자의 겨울나기

“해만 뜨면 좋겠어요”

  • 기사입력 : 2012-01-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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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 속에 하루하루 추위와 벌이는 싸움이 힘겹다. 한 노숙자가 창원시내에서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움츠린 채 앉아 있다.



    강추위를 온몸으로 녹이며 느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인적이 드물어진 자정께 창원시내의 한 횡단보도 근처에서 잔뜩 움츠린 채 한 사람이 누워 있다. 노숙자다.

    베개는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최소한의 한기를 막는 방석이 되어 있고 그 앞에는 행인들의 도움을 바라는 작은 박스가 놓여져 있다.

    40대 중반인 A씨는 잘 곳이 없어 어제는 길바닥에서 잤고 오늘은 추워서 아무 화장실에서 자려고 한단다. 아침은 안 먹고 점심은 절이나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굶는다고 한다. “자식에게 5만원을 보내주기 위해 두 번째로 구걸을 했어요. 창피해요. 한참 일할 나이인데”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루 폐지 판 돈 2000원으로는 5만원을 모을 수가 없다고 했다.

    “지금은 해만 뜨면 좋겠어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창원 시내에서 만난 노숙자의 바람이었다.

    글·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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