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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26) 음식물쓰레기도 자원

비료·사료로 거듭나 환경 지키고 경제 살린다

  • 기사입력 : 2014-03-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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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생활폐기물 재활용처리 종합단지에 반입된 음식물쓰레기가 처리 과정을 거쳐 사료로 재탄생했다./김승권 기자/



    수거
    도내 자원화 시설 창원·진주·남해 등 10곳
    하루 발생 음식쓰레기 822t 중 772t 재활용
     
    가공
    탈취·파쇄 과정 비닐 등 이물질 제거
    100℃ 고온건조·선별·분쇄 거쳐 제품 완성
     
    판매
    창원 3곳서 연간 사료·비료 1만3900t 생산
    가격 저렴하고 품질 좋아 연간 수익 55억원



    경남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822t에 달한다. 분리배출되는 음식물이 795t이고 종량제봉투에 섞여서 배출되는 음식물이나 채소류가 27t에 이른다.

    음식물쓰레기는 말 그대로 쓰레기다. 소각하거나 매립하거나 둘 중 하나로 처리됐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쓰레기였던 음식물이 이제 자원이 되는 시대가 됐다. 그것도 아주 유익하게.



    ◆음식물쓰레기 90% 이상 재활용=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의 30%가량이 음식물류 폐기물이다. 대부분이 부패성 물질로 강한 악취와 8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수거, 운반 및 처리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다. 처리비용과 처리시설에도 그만큼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분리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 795.1t 중 매립되는 쓰레기는 2t, 소각되는 음식물은 20.5t이다. 대부분인 772.6t은 재활용된다. 재활용되는 비율은 97%가 넘는다.

    반면 종량제봉투에 함께 담기는 음식물쓰레기 27.4t은 3t이 매립되고, 24.4t은 소각된다. 재활용 비율은 ‘0’이다.

    그러나 음식물 분리배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전체 재활용 비율은 94%에 달한다. 선진 외국사례를 많이 얘기하지만 우리나라는 배출단계에서부터 분리되는 비율이 높고, 재활용률도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높다.


    ◆음식물 자원화 시설= 경남에는 창원을 비롯해 진주, 사천, 김해, 밀양, 양산, 남해 등 총 10곳에 음식물 자원화 시설이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가공 처리해 비료 또는 사료로 만든다.

    창원시 성산구 창곡로 108번길 8에 위치한 ‘창원시 생활폐기물 재활용처리 종합단지’는 말 그대로 모든 폐기물을 종합처리하는 시설이다. 재활용쓰레기 선별·압축시설이 있고, 분뇨처리장과 소각장도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1일 처리용량 100t)도 함께 있다.

    마산(처리용량 85t)과 진해지역(처리용량 50t)에도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처리장이 있다. 3곳의 시설이 창원시 전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을 전량 자체 처리한다.

    음식물은 퇴비·비료화로 자원이 된다. 인근 울산에는 음식물쓰레기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시설도 있지만 아직 도내에는 없다. 전국적으로도 대부분 사료나 퇴비를 생산한다.


    ◆환생= 창원 종합단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서는 우리가 버리는 음식물쓰레기가 마법처럼 사료로 변신한다.

    이 시설의 하루 처리용량은 100t. 지난 3일 처리시설을 찾았다.

    주말 물량까지 겹쳐 처리용량의 두 배인 202t의 음식물쓰레기가 반입됐다.

    음식물 처리시설은 신기할 정도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탈취기가 있어 냄새를 걸러내기 때문이다. 반입된 음식물 쓰레기는 파쇄선별기로 보내지고, 비닐 등 이물질과 단단한 물질을 걸러낸다.

    걸러낸 음식물은 탈수기로 보내져 수분을 빼낸다. 음식물쓰레기는 85% 이상이 물이다. 걸러낸 폐수는 자체 처리시설에 모았다가 덕동처리장으로 보내 최종 처리한다.

    탈수된 음식물쓰레기는 중간저장고를 거쳐 건조기로 들어간다. 건조기에서는 끓는점인 100℃의 온도에서 2시간가량 말린 후 드럼스크린이라는 일종의 ‘체’를 통해 다시 한 번 거른다. 이물질을 다시 걸러내는 것이다. 여기에 강력한 자석으로 작동되는 ‘자력선별기’를 통해 한번 더 거른다.

    여러 차례 분쇄되고 걸러진 음식물쓰레기는 마지막 분쇄 과정인 ‘미분쇄기’로 향한다. 미분쇄기에서 곱게 갈린 음식물은 더이상 음식물이 아니다. ‘사료’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김원래 창원시 생활폐기물 재활용처리 종합단지 소장은 “음식물폐기물을 자원화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세금이 소요되고, 각종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자원화시설을 통해 환경오염 예방은 물론이고 경제적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돈 되는 쓰레기= 페트병이나 캔 등 재활용품만 돈이 되는 게 아니다. 음식물쓰레기로 만들어진 사료와 비료는 돈을 받고 팔려나간다.

    100t의 음식물쓰레기는 수분을 제거하고 이물질을 걸러내면 8~9t의 사료로 변신한다.

    음식물쓰레기로 만들어진 사료는 과거에는 애물단지였다. 사료로 만들어도 원하는 곳이 없어 시가 차로 농가 등에 실어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t당 5000원에 판매된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품질도 좋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전용용기와 지게차까지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2013년 말 현재 창원시 연간 음식물쓰레기는 8만2465t.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할 경우 비용은 156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음식물 자원화시설을 갖춘 창원 같은 자치단체에서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30%의 적은 비용으로도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창원시의 경우 3곳의 음식물 자원화시설을 통해 연간 1만3982t가량의 퇴비 사료 또는 비료를 생산한다. 이를 판매해서 얻는 수익만 55억 원에 달한다. 처리 비용도 아끼고 별도의 수익도 창출하는 셈이다.

    김귀자 창원시 자원재활용담당 주무관은 “음식폐기물도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많이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처리 비용은 그만큼 시민들의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이다”며 “남은 음식물 발생량을 줄이고 철저히 분리배출한다면 환경과 경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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