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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현대미술의 중심 뉴욕을 읽다- 정종효(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 기사입력 : 2015-09-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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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의 융성을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에서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경제, 사회, 교육 등과 문화인프라를 활용한 왕성한 시대의 흐름이나 차별화에 의한 다양한 콘텐츠들의 구성, 여기에 미술문화를 즐기고 누릴 수 있는 대중적인 의식 정착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뉴욕은 금융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현대문화예술까지 중심이기도 하다. 구겐하임 뉴욕, 메트로폴리탄, 뉴뮤지엄, PS1 등 뉴욕의 맨해튼 내에만 해도 미술관을 즐비하게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29년에 설립되어 소장품 15만 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MoMA 뮤지엄은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을 제일 먼저 보여준다는 운영 방침을 가지고 있는 뉴욕의 상징이자 미국의 상징이다. 뉴욕은 MoMA를 선두로 상당한 미술 인프라를 보유하고 세계현대미술의 중심지로서 그 중심에 서 있다.

    세계현대미술의 전시와 마켓을 주도하기까지는 아마도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문화전쟁’을 내세운 성공적인 미국의 정부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문화전쟁을 위한 정부정책의 원활전략 뒤에는 미술전문가의 정부 요직 배치, 젝슨 플록이라는 획기적인 추상작가의 발굴과 지원, 록펠러 가를 비롯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컬렉션과 경제적 지원이 삼위일체가 돼 현대미술의 강국이라는 결과를 이루었다고 보인다.

    이후 1970년대, 허름한 창고들만이 즐비한 삭막한 거리에 유동인구가 없이 죽어 가던 소호 지역에 갤러리와 작가스튜디오가 들어서면서 전시를 보는 유동인구와 다른 문화콘텐츠와 합류하고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아트로드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미술문화를 활성화시켰다.

    이 미술문화는 1990년대에 다시 첼시 지역으로 이동하고 같은 변화를 거쳐 미술의 중심축을 유지해 왔고 게고시안, 페이스, 화이트큐브 등 세계적인 갤러리를 위시한 세계미술에 영향력 있는 갤러리들이 주도해오고 있다. 세계 최고의 양대 옥션인 소더비와 크리스티도 뉴욕경매를 통해 세계 최고가의 낙찰 기록을 지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더불어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하는 공연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이러한 미술 인프라의 흐름이 맨해튼 동쪽인 브루클린과 서쪽인 뉴저지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지역들이 활성화되는 것은 첼시 지역의 건물임대료가 비싼 데 원인이 있다. 동쪽과 서쪽의 활성화는 모양새를 보자면 맨해튼을 중심으로 마치 좌청룡우백호를 형성하는 구조다.

    한 예로 뉴저지에는 미국의 전역에서 미술품의 수장고 사업과 운송 사업으로 번창한 MANA는 대형 공장을 매입해 ‘MANA Fine Arts’라는 이름으로 아트레지던시를 설립했다. 아마도 세계 최대 규모로 작가를 길러내는 공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작업공간, 전시공간, 카페, 레스토랑, 대형판화공간, 아트숍, 서점, 심지어 액자공장과 브론즈 제작공간까지 한 공간 안에 완벽한 시스템을 이루고 있고 운송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는 작가생산 공장 같은 시스템이다.

    MANA를 단적인 예로 소개했지만, 북쪽의 디아비콘에서 다운타운까지 뉴욕의 현대미술의 지형도가 맨해튼에서 외부로 지속적으로 확대 변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몇 년 전의 뉴욕미술에 대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타 도시에서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뉴욕으로 들어가서 생활하고 싶은 사람들의 중요한 이유는 약 60% 이상이 문화예술을 누리고 싶은 것이 주목적이라고 보고됐다. 유럽이 차지하고 있는 근대문화예술의 중심 대신 미국이 선택한 현대 문화예술의 선택은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정 종 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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