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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2030세대들의 융합의 의미- 정종효(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 기사입력 : 2015-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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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가로수 길과 창원의 가로수 길, 메타세쿼이아의 아름다움을 보자면 서울보다 창원의 가로수 길이 그 자태는 훨씬 아름답지 않을까?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지게 된 동기야 어떻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창원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만큼 주목받는 거리고 새로운 문화가 창출될 수 있는 기대감을 자아낸다.

    얼마 전 이 가로수 길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39 가로수 오픈 스튜디오(GOS:Garosoo Open Studio)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창원 가로수 길에 있는 13개의 가게와 14명의 작가가 만나 한 가게에 한 작가가 연결돼 가게를 갤러리이자 작가의 열린 전시·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 기간 중에는 아티스트 토크와 워크숍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참여 작가 중 한 작가가 유학시절 보았던 뉴욕 브루클린에서 매년 진행되는 부쉬윅 오픈 스튜디오(BOS:Bushwick Open Studio)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됐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작품을 홍보하고 먹거리가 있는 가게에서는 새로운 볼거리를 도입해 신선한 이미지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얻는다는 기본적인 시너지효과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또 젊은 생각과 움직임은 늘 신선하고 기대감과 긴장감을 더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작가와 가게, 그들의 융합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몇몇의 새로운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미숙하나마 처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 2030세대 젊은 작가들의 용기는 신선하고 대단하다. 프로젝트 운영 비용이 풍족하거나 비용을 지원받는 것도 아니고 인맥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는 그들의 진화하는 아이디어다. 순수한 마음으로 지역민, 지역의 상권과 상생하고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이다.

    셋째는 융합하는 그들 사이의 관계다. 참여 작가의 대부분이 30대 초반의 연령이었고, 참여 가게의 오너들도 젊었다.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은 이들이 서로의 감성을 교감하고 뜻을 같이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충분한 환경이다.

    젊은 세대의 도전과 활동은 마치 약 30여 년의 주기로 시도되고 있는 느낌이다. 현대미술이 한창이던 80년대 후반 젊은 작가들은 개인이 또는 그룹을 만들어 전국을 누비며 활동했다.

    갤러리에서 야외미술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하는 것 외에는 아무 목적도 없었던 때였다. 그런 활동은 없었던 갤러리를 만들었고 미술제를 만들어 냈고 미술단체를 만들었으며 이는 다양한 미술문화 생산으로 연결됐다.

    지금은 미술문화가 독립적인 또 다른 문화를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 이것이 융합이라는 방식의 결과물이고 이들의 도전 또한 새로운 문화로 정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단, 차별화된 문화의 창출을 위해 줄기차게 고민하고 대화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며 창의적이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뉴욕이나 서울에 있는 타 프로젝트를 흉내 내어 따라가는 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앞선 세대의 지원도 필요하다. 관여보다는 제안을, 끌어주기보다는 밀어주기를, 직접보다는 간접적인 힘이 돼 주는 것이 그들다운 새로운 융합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정식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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