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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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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 이달균

  • 기사입력 : 2016-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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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이 왔다.

    갑자기 지구인은 어마두지하다.



    “긴장하지 마라. 우리는 수억 광년 떨어진 별에서 왔다. 우리의 관심은 그대들이 아니라 지구를 푸르게 비옥하게 애쓰는 지렁이, 쇠똥구리 등속이다. 이미 그들과 우린 오랫동안 교신해 왔다.”

    ☞ 외계(外界)란 단어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고 싶다. 수억 광년 떨어진 시공간이 외계인가? 아니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상이 외계인가? 후자에 무게를 싣고 싶다.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근거리에 있어도 외계, 외계인일 뿐이다.

    “우리에게 여성은 완전한 이국(異國)이다”라고 상허 이태준은 썼다. 남녀칠세부동석 시대의 끝자락에 태어나 살던 사람으로서, 남과 여의 소통이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을 역설하는 문장이다. 그 시절에는 남과 여는 서로 외계인이었다. 물론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지만.

    자연과 생명은 어떠한가? 지구를 푸르게 만들고 비옥하게 만드는 지렁이, 쇠똥구리 등속으로 대표되는 ‘생명’은 과연 외계의 딱지를 떼었는가? 외계의 딱지를 떼고 지구라는 ‘운명 공동체’의 울타리 속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있는가?

    수억 광년 떨어진 존재들도 관심을 가지는 이 귀한 존재들에게 외계의 딱지를 붙이고 소통하지 않는다면, 이런 자세는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중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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