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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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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유람] 남도답사 1번지, 전라남도 강진

다산과 영랑이 살아 숨 쉬는 남녘

  • 기사입력 : 2016-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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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 정약용이 유배기간 머물렀던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자락에 있는 다산초당.


    내년은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다.

    다산 정약용 선생과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영랑으로 대표되는, 최근에는 전남도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된 가우도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이면 한 번은 반드시 들른다는 전남 강진이다. 강진이 한국 최고의 자연과 역사, 문화, 관광 인프라, 감성체험, 여기에 친절과 신뢰, 청결로 뭉친 지역민들의 역량을 모두 모아 ‘2017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를 준비하고 있다.



    ◆다산 ‘경세유표’ 저술 200주년

    2017년은 역사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강진군에는 의미가 많은 해다. 우선 ‘강진(康津)’이라는 지명이 탄생한 지 600주년이 된다. 1417년 도강현 일부와 탐진현을 합쳐 강진현이라 명명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한 육군 총본부였던 전라병영성이 강진군 병영면에 축성된 지도 600주년이 되는 해다. 이와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시절, 3대 저서로 꼽는 ‘경세유표’를 저술한 지 200주년이 되고, 강진군이 천년 비색을 자랑하는 고려청자 재현사업에 성공한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강진은 1993년 유홍준 교수의 역작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남도답사 1번지로 소개된 이후 전국에 답사 열풍을 몰고 왔을 정도로 천년 고찰인 무위사를 비롯해 다산초당, 영랑생가, 고려청자박물관 등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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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 하강체험시설중 전국에서 가장 긴 강진 가우도 집트랙. 뒤에 보이는 것은 가우도와 청자타워.

    ◆남도관광 1번지 가우도, 집트랙으로 날개

    전라남도 ‘가고싶은 섬’에 선정된 가우도는 남도답사 1번지 강진 여행과 관광의 선두주자다. 지난 10월 말 현재 무인계측기를 통해 확인한 가우도 방문객은 60만명이다. 가우도는 육지와 이어진 두 개의 출렁다리와 함께 ‘함께해(海)길’로 불리는 해안 산책길이 놓여 있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감성돔 등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 천혜의 낚시터인 ‘가우도 복합낚시공원’은 전국 낚시 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가우도 내 산 정상에 세계 최초 청자타워와 이곳에서 출발하는 해상 하강체험시설인 집트랙이 들어섰다. 길이가 1㎞로 해상체험시설로는 전국에서 가장 길다. 집트랙은 가우도 정상 25m 높이(표고 80m)의 청자타워에서 출발해 대구면 저두 해안까지 간다. 횡단시간은 1분 남짓. 라인은 3개로 세 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해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공중에서 서로 마주보며 내려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가우도는 이제 레저와 치유, 감성이 넘치는 대한민국 대표 힐링코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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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군 강진읍 강진군청 옆에 있는 영랑 김윤식 시인 생가. 마당에 모란이 활짝 펴 운치를 더하고 있다.

    ◆다산의 애민사상·시인 영랑의 흔적

    청렴과 애민사상을 몸소 실천했던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흔적을 다산초당에서 느껴 보자. ‘뿌리의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실학사상의 산실인 이곳은 다산이 강진 유배기간 열여덟 해 가운데 10년을 생활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제자들과 500여 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한 곳이다. 이곳에는 다산초당과 동암, 서암, 천일각, 다산 4경이라 부르는 정석, 약천, 다조, 연지석가산 등의 유적이 있다.

    현판에 판각된 ‘다산초당’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을 집자해서 새겼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백련사 가는 오솔길이다. 동암과 천일각 사이에 있다. 800m의 이 길은 다산과 백련사 아암 혜장선사가 교유했던 사색의 길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시인, 순수 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영랑 김윤식, 영랑 생가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52호다. 강진군청 바로 옆에 있다. 영랑은 일제강점기에 조국 광복의 염원과 민족의 기상을 시로 표현해 항일의식을 일깨운 민족지사이자 우리나라 현대시문학의 거성이다. 영랑은 생애 동안 86편의 시를 구수한 남도 사투리로 빚어냈다. 대부분 생가에서 생활하며 썼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됐던 모란과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가 그대로 있다.

    영랑생가 바로 앞에는 지난 2012년 3월 개관한 시문학파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는 1930년 시문학파 동인으로 활동했던 영랑 김윤식, 용아 박용철, 정지용, 연포 이하윤, 위당 정인보, 수주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아홉 시인의 육필 및 유품, 저서가 전시돼 있다.



    ◆고려청자의 본향 강진, 민화의 향연도

    상감청자 문화를 화려하게 꽃피운 곳, 강진이다. 고려청자는 9세기 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고려청자 절정기는 비색의 완성을 이룬 11~13세기로 고려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까지 청자의 신비로운 색을 귀히 여겼다.

    우리나라의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청자의 80% 이상이 강진에서 만들어졌다. 오늘날에도 국내 유일의 고려청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개인 요업체가 청자의 맥을 잇고 있다. 지난 1997년 9월 고려청자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위해 새로이 문을 연 것이 고려청자박물관이다.

    고려청자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고려시대 청자라는 단일 유물을 가지고 박물관 사업을 추진해 일반인들에게 고려시대의 청자를 이해시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고려시대 청자의 생산과정에서 폐기된 유물이 보관돼 있다. 당시 버려진 청자편은 출토지를 알 수 없는 완성품의 청자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5월 문을 연 한국민화뮤지엄. 대구면 사당리 청자촌에 둥지를 틀었다. 역사 속 뒤안에 파묻힐 뻔한 조선시대 무명화가들의 민화작품 수천 점이 있다. 강진의 또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수많은 외국인, 예술마니아층, 일반인까지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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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 맛의 1번지다운 강진한정식의 상차림. 젓가락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다.

    ◆남도 맛 대표음식 강진한정식

    한반도 끝자락 강진은 왕궁과 거리가 멀어 조선시대 사대부나 왕족들의 유배지가 되기도 했다. 이때 유배를 따라온 수라간 궁녀가 궁중음식의 비법을 전하면서 강진한정식이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반찬은 구이, 전, 볶음, 편육, 조림, 지짐, 생채, 취채, 숙채, 튀김, 전골, 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됐다. 화려한 궁중음식이 강진 향토 음식과 한상차림으로 융합되면서 맛깔스러운 한정식 밥상이 됐다.

    강진한정식은 조선후기부터 시작되며 그 바탕을 궁중음식에 두고 강진의 특산품과 진상품을 많이 생산해 맛의 표현이 자유로워 맛깔나는 음식이 만들어졌다. 최근 선보이는 일반 한정식들이 점차 레시피화, 계량화된 퓨전한식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반해 강진한정식은 전통에 가까운 손맛과 푸짐한 정을 추구한다. 시대와 문화를 반영하면서 고급스런 궁중요리의 명맥을 이어온 강진한정식은 강진의 자랑이다. 글=광주일보 김여울 기자·사진=강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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