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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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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이외수

  • 기사입력 : 2017-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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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한밤중에 바람은 날개를 푸득거리며 몸부림치고

    절망의 수풀들 무성하게 자라 오르는 망명지

    아무리 아픈 진실도

    아직 꽃이 되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해빙기는 어디쯤에 있을까

    얼음 밑으로 소리 죽여 흐르는 불면의 강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시간은 날카로운 파편으로 추억을 살해한다

    모래바람 서걱거리는 황무지 얼마나 더 걸어야

    내가 심은 감성의 낱말들 해맑은 풀꽃으로 피어날까



    오랜 폭설 끝에 하늘은 이마를 드러내고

    나무들 결빙된 햇빛의 미립자를 털어내며 일어선다

    백색의 풍경 속으로 날아가는 새 한 마리

    눈부시다

    ☞ 드디어 새해가 됐고 우리는 그 첫 달인 1월을 맞이했습니다. 이 1월에는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새로움이 있습니다. 그 속에는 현실에 잇대어진 아픈 결별과 결심들이, 때로는 단호한 각오가 들어 있기도 합니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미처 챙기지 못한 건강일 수도 있고, 놓친 공부를 다시 시작하거나, 사소한 취미생활, 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모든 것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1월에 다짐한 결별과 결심이, 각오들이 현실의 벽 앞에 부디 주저앉지도 말고 쉽게 지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올해도 우리들의 삶 곳곳에는 불안한 요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지만, 날아가는 새 한 마리의 눈부심이 있음을 끝까지 지켜보는, 함양이 고향인 이외수 시인의 작품을 가만히 읽어보시길! 정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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