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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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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청년] 인스파이오니어 최예락 대표

“동네마다 다른 ‘쓰레기 정보’ 한 곳에… 바르게 비우기 도와요”
쓰레기 배출 정보 사이트 ‘쓰통’ 운영

  • 기사입력 : 2017-0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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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카페에서 최예락 인스파이오니어 대표가 ‘쓰통’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버렸다고 생각한 시간들 덕에 매일 필요한 ‘쓰레기 정보’ 전하게 만들었죠.”

    학사경고 3번을 맞고 전국을 떠돌아다닌 경험 덕에 창업을 했다는 이가 있다. 쓰레기 배출 정보를 모아놓은 사이트 ‘쓰통’을 개발, 운영하고 있는 인스파이오니어 최예락(33) 대표다. 인문계에서 전자과를 교차지원하면서 학과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학교를 나가지 않고 전국을 떠돌아다녔다. 부모님께도 연락하지 않은 채 경산과 인천, 통영 등을 돌면서 닥치는 대로 일했다. 고졸인 그에게 주어지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휴대폰 제조업체에도 다니고, 수산자원연구소에도 있었어요. 간판도 달고, 고무공장에서도 일했죠. 번듯한 직장을 가져 부모님께 돌아간다는 것이 목표였는데 며칠 노숙도 하고 500원이 없어 굶기도 해보니 달관했지요.”

    3년 전 고향에 돌아오면서 창업을 생각했고 이 경험들이 오롯이 반영됐다. 1인창조기업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해 지난 8월 ‘쓰통’을 시작했다.

    “제가 떠돌아다녔잖아요. 어딜 가든 살아가려면 숙지할 것들이 있는데, 쓰레기 배출법도 그중 하나였어요. 종량제봉투와 음식물 수거함은 어디서 사는지, 배출일은 언제인지 알아야 하지만 정보를 구하기 어렵더라고요. 동네마다 천차만별인 걸 알았죠.”

    살고 있는 동네(법정동)와 그 동네 행정을 실질적으로 처리하는 행정동이 다른 점 때문에 정보를 알기가 불편한 것도 알게 돼 쓰레기 배출 관련 정보를 모아 알기 쉽게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원은 안내가 잘돼 있는 편이지만 시청이나 구청이 제공하는 정보가 워낙 많다 보니 찾기가 힘들 때도 있지요. 또 안내 팸플릿에는 배출정보가 행정동으로만 표기돼 있어 우리동네 정보가 누락돼 있다고 여길 수도 있어 ‘쓰통’에선 주소를 검색하면 행정동을 찾아 배출 정보를 알 수 있게 해 뒀죠.”

    폐식용유·폐건전지·폐형광등 수거함 정보, 이전 거주지에서 사용하던 쓰레기봉투를 현재 거주지에서 쓰는 법, 인터넷 폐기물 접수법, 김장철 쓰레기 정보 등 시민들에게 편리한 정책이지만 잘 알지 못했던 정보들도 제공한다.

    전문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보니 개발의 한계가 있었다. 지역 프로그램 개발업체를 찾아가 개발을 의뢰했지만 지불할 자금도 없는 상태여서 외상으로 만들어달라 부탁했으나 지분을 나눠 함께 개발하자는 제안을 받아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홈페이지 제작이 거의 완료된 상태로 현재는 창원의 쓰레기 배출 정보만 모아뒀으나 앞으로는 경남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시민들에 필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서 어디에서 무얼 하든 호기심을 갖고 배워보려는 자세가 전문가를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군대에서 읽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가운데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는 말이 계속 남았어요. 무슨 일을 하든 배울 게 늘 있더라고요.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 책 한 권을 더 찾아보기 시작하는 게 전문가가 되는 길 아닐까요?”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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