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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40) 얘비다, 꼬장캐이, 부석

  • 기사입력 : 2017-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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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봄이 오이(오니) 큰딸이 살 뺄 끼라고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걸그룹 뮤직비디오 봄시로(보면서) 춤을 따라 추더라꼬. 저래 쌓다 살이 너무 빠져 얘비기 보일까 걱정되더라 카이. 니는 새봄에 바라는 기 뭐꼬?

    △서울 : 나와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는 거지. 그런데 ‘얘비기’가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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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얘비기’는 ‘얘비다’가 기본형인데 ‘야위게’의 경남말이다. 살이 빠져 마른 사람을 보고 ‘얘비다’ 또는 ‘애비다’ 칸다 아이가. 몸이 꼬장캐이 겉다 카기도 하고.

    △서울 : 너무 얘비면 안 되지. 운동으로 살을 빼야지 굶으면서 빼는 건 몸에 안 좋대. 잘 챙겨 먹으면서 다이어트하라고 그래. 그런데 ‘꼬장캐이’는 또 뭐야?

    ▲경남 : ‘꼬챙이’의 경남말인데 지역에 따라 ‘꼬재이, 꼬장가리, 꼬채이’ 등 여러 말이 씨인다(쓰인다). 가늘고 긴 나뭇가지 겉은(같은) 거 안 있나, 그런 거 말하는 기다. 꼬장캐이는 부석에 군불 때면서 불을 헤치거나 끌어낼 때는 부지깽이로도 씨있다(쓰였다) 아이가. 빨랫줄을 받칠 때는 간지깨이(간짓대)라 캐가 다른 이름이 있었고.

    △서울 : 아, 뭔지 알겠어. ‘부석’은 또 뭐야?

    ▲경남 : ‘부석’은 어형은 ‘부엌’과 닮았지만 뜻은 ‘아궁이’를 말하는 기다. ‘부엌’은 ‘정지, 정기’라 캤다. 정지엔 살간도 있었고. 보오쌀 쌂아둔 소쿠리도 있었고.

    △서울 : ‘살간’은 ‘살강’이지? 그릇 등을 얹어 놓기 위해 부엌의 벽 중간에 있는 선반이잖아. 오랜만에 듣는다. 부엌 얘기를 하다 보니 어릴 때 집에서 밥 먹던 생각이 나네. 반찬은 많이 없었지만 온 가족이 늘 함께 밥을 먹었지. 지금은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게 손꼽을 정도잖아. 참 행복했어.ㅎㅎ

    ▲경남 : 하모, 지나고 보이 에럽고 심든 시절이 다 추억이 되더라 아이가. 그라고 보이 지금, 여기가 행복의 출발점인 거 겉다.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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