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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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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동래정씨 정문도 선생의 묘는 명당일까

  • 기사입력 : 2017-06-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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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 화지산 자락에 터 잡고 있는 동래정씨 2세조인 ‘정문도 선생의 묘’는 화지공원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곳에 있다. 묘 앞의 배롱나무는 고려 중엽 때 심은 노거수(老巨樹·오래된 큰 나무)로서 나이는 800년으로 추정되지만 원줄기는 죽고 새로 자란 동쪽의 4그루와 서쪽의 3그루가 있다. 그러나 묘 앞에 웅장하게 자란 2그루의 배롱나무는 당판(堂板·묘와 그 주변)과 균형 및 조화를 이루며 기품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불어오는 흉한 바람을 막아주는 비보(裨補) 역할도 하고 있었다. ‘동래군지’에서는 선생이 작고해 장례를 치르게 됐는데, 상여가 화지산에 이르자 마침 눈이 녹은 것이 범이 걸터앉은 형상과 같아서 그곳에 안치를 했다고 한다. 오늘날 풍수가들은 화지산의 정묘(鄭墓)를 ‘뛰어난 묘’라고 말을 한다.

    풍수에서 필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고언 중에 ‘산무조악래(山無祖惡來·산에 근본이 없으면 악함이 온다)’를 단연 으뜸으로 여긴다. 더군다나 묘나 집과 직접 연관된 산(주산)의 연구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정문도 선생 묘의 근본인 주산의 용맥(龍脈·산줄기)은 ‘명당’이 형성되기 위한 단초를 제공한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주산의 흙은 추하지 않고 단정하며 박환(剝換·돌이 풍화작용을 거쳐 흙이 되는 것)이 우수해 흙심이 두터웠다. 마치 명당이 되기 위해 근본부터 자강능력(스스로 가다듬는 능력)을 갖춘 것 같았다. 좌·우로 요동을 치면서 내려가는 용맥은 활달하고 늠름한 기상을 보이며 추하거나 게으른 흔적 역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명당’의 여부는 역시 근본을 보면 미뤄 짐작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검증하는 계기가 됐다.

    시신(屍身)은 가장 적절한 위치인 좌·우 측의 계곡이 좁아지는 곳(묘 주변의 폭이 가장 넓은 곳)에 안치된 것으로 보였다. 혹자들은 용맥이 아래로 전진하다가 가장 넓고 평탄한 곳에 시신을 안치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론일 뿐이며 용맥이 아래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경사가 있는 지점의 좌청룡, 우백호, 계곡 상태와 안산 등을 고려하여 최종 안착지점을 정해야 한다. 묘 앞의 전순(氈脣·절하는 지점)은 넉넉했으며, 명당(전순 앞에 있는 넓고 평탄한 땅)도 잘 갖추어져 있고 좌청룡과 우백호가 안온하게 묘를 감싸고 있다.

    ‘음택’이 죽은 자의 집이라면 ‘양택’은 산 자의 집이다. 창원시 진해구 모처의 전원(田園)에 지은 점포와 주택을 얼마 전에 감결(勘決)한 적이 있다. 음택과 달리 양택은 뚜렷한 산줄기가 내려오거나 혹은 주산(뒷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면서 집을 향해 내려오는 계곡이 없다면 대체로 좋은 자리로 봐도 무방하다.

    또한 전원에 위치한 주택이나 점포를 구하고자 할 때, 마을 입구에 노거수(老巨樹·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있거나 마을 입구는 좁고 뱀이 기어가는 듯이 구불구불한 도로이면서 안쪽은 넓고 평탄한 ‘조롱박 형상’이면 복지(福地)가 될 수 있다. 감결한 곳은 마을 입구에 노거수가 있으며 도로가 점포와 주택을 감싸고 있는 이른바 ‘좋은 기운이 뭉쳐 있는 터’였다. 이것을 ‘형지기축(形止氣蓄·형이 그치면 氣가 쌓인다)’이라 한다. 마당에서 주산을 볼 때, 좌측에 주택이 있고 우측에 신축한 점포가 있었다. 점포 터에서 주택 터로 갈수록 땅의 기운은 점점 더 좋았다. 주택 터는 병풍산인 주산의 중심 맥이 흐르는 곳이어서 길지(吉地)이며 생기가 흩어지지 않으므로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점포는 흉풍과 도로살을 고려해 좌측으로 틀어야 했는데, 면적의 최대 활용만 고려해 건축한 점이 아쉬웠다. 대문의 위치를 최적의 동선과 지기를 고려해 정했으며 흉풍과 도로살의 방향에 비보용 사자석상의 설치를 권했다. 이것은 조선시대에 무덤을 향해 흉풍이 치는 곳에 장명등과 사자석상 등을 설치해 바람길을 바꾸는 것과 같은 취지로 보면 된다. 살기(殺氣)가 흐르는 점포 바닥과 모서리는 나무로 마감재를 하도록 했으며 점포 안팎에는 관음죽, 고무나무, 보스턴고사리, 금전수, 산세비에리아, 아레카 야자를 설치하도록 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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