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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54) 빼닫이(삐다지), 딸딸이(딸따리)

  • 기사입력 : 2017-07-0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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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 : 친구가 아들이 둘 있는데 둘 다 군대생활을 하고 있다더라고. 그런데 요즘은 부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밴드도 있고, 그리고 내무반에 수신 전용 휴대전화까지 있어 가족들과 연락을 할 수 있대. 니캉 내캉 군대생활할 때와는 마이 다르더라.

    ▲ 경남 : 하모! 세월이 얼매나 지났는데. 벌씨로 30년이 넘었다 아이가. 군대 이바구 나온 짐(김)에 진주 출신인 친구가 이등병 때 서울 출신 고참이 실과 바늘이 들어 있는 반짇그륵(반짇고리)이 오데 있느냐고 묻더란다. 그래서 진주 친구가 ‘빼닫이’ 안에 있다 카이 몬 알아듣더란다. 니는 빼닫이 아나? 서랍은 알제? ‘서랍’이 ‘빼닫이’다. ‘삐다지’, ‘빼담’이라꼬도 카지. ‘삐다지에 가새 좀 가아 오이라’ 캐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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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서랍’이 ‘빼닫이’구나. ‘가위’를 말하는 ‘가새’는 갤마준 거 생각나네. 나도 생각나는 얘기가 있네. 창원의 직장 동료가 예전에 서울의 다방에서 주문을 받는 종업원에게 “커피 주이소”라고 했더니 커피와 주스 한 잔씩을 가져왔더라고 하더라고. 그 얘기를 듣고 얼매나 웃었는지.ㅎㅎ 지금은 방송에서도 경상도 사투리를 자주 들을 수 있으니 이런 일은 없을 거야.

    ▲ 경남 : 창원 친구는 군대서 고참이 “행정실에 가서 딸딸이가 왔는가 확인해 보라”카이 이 ‘딸딸이’가 ‘슬리퍼’를 말하는 줄 알고 갔다가 쪼깨이 고상 (고생)했다 카데. 알고 보이 고참이 말한 딸딸이는 ‘딸딸이 전화기’였다 카더라꼬. 경남서는 실내에서 신는 슬리퍼를 ‘딸딸이(딸따리)’라 캤다. 표준어사전을 보이 ‘딸딸이’는 자명종이나 전종(電鐘)에서 종을 때려 소리를 내는 작은 쇠 방울, 삼륜차나 경운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 등 뜻이 여러 개 있더라꼬.

    △ 서울 : 딸딸이 전화는 돌리는 손잡이가 달려 있는 전화기를 말하는 거잖아. 요새는 풍물시장 겉은 데나 가야 볼 수 있겠지. 예전보다는 군대가 마이 좋아졌어. 그러고 보니 오래전 우리 선배들도 우리들에게 군대 마이 좋아졌다고 얘기하던 것 같다.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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