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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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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밀도- 격변의 시대 적응하려면 나를 껐다가 켜라

한눈팔면 과거 생각에 고여 비상식 갖게 돼
정체되지 않고 변화하는 삶 사는 방법 모아

  • 기사입력 : 2018-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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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살아가며 종종 얼마 전의 상식과 지금의 상식이 충돌해 다투는 속도의 부조화와 맞닥뜨리고, 그때마다 짜증보다는 두려움을 강하게 느낀다. 나 또한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이전의 세상에서 나오지 못한 비상식적인 사람이 될 것 같아서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미래의 정체에 대해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도 못하다. 다만 일상의 영역에서부터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에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초조함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 미래의 갈림길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 사법정보화의 틀을 마련한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저자는 이 책에서 IT 전문가로서,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수차례 격변을 경험한 시민으로서 60여 년의 세월과 경험에 비추어 정체되지 않는 인생과 변화를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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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부팅. 일상의 속도 앞에서 삶의 방향을 살피기 위해 마련하는 새로 고침의 과정을 매일 새벽마다 마련한다. 폴 부르제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관성에 의해 살아지는 헐거운 삶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한 순간마다 지나온 길을 복기하며 스스로를 정비할 수 있는 정지점, 리부팅의 순간이 필요하다. 리부팅을 거치지 못하는 인간은 살아가며 쌓이는 삶의 찌꺼기에 잠식될 것이고, 그 찌꺼기들은 삶 곳곳에 스며들어 인간을 마모시킬 것이다.

    IT 감수성. 외부의 변화에 섬세하게 반응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IT 환경과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이용할 줄 안다면 어떤 변화와 맞닥뜨렸을 때에도 당당할 수 있다.

    적자생존(跡者生存). 자신의 내부에서 나오는 사유를 비롯해 경험한 사건을 정리해 통찰하는 글쓰기의 습관을 들인다. 정약용은 아둔한 기록이 총명한 생각보다 낫다는 ‘둔필승총’을 강조했다. 넘치는 정보도 기록이라는 과정을 거쳐 정리해야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생각근육. 외부에 대한 반응인 IT 감수성과 내부로의 갈무리인 적자생존을 아울러 통찰의 힘을 배양한다. 접하는 지식에 도달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맥락 없이 쉽게 전달받은 지식들은 아무리 효율적으로 정리된다고 한들 쌓인 높이만 그럴싸하게 보일 뿐 그 구조가 엉성할 수밖에 없다. 생각근육은 다양한 독서 및 꾸준한 글쓰기, 명상과 사고실험의 생활화, 용기 있게 질문하기 등으로 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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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디톡스. 매일 잠시 동안 모든 디지털 기기를 꺼두고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진다. 그럼으로써 디지털 문명이 주는 피로감을 해소하고, 디지털 기기의 혜택을 누리면서 놓쳤던 것들을 짚어본다.

    적자생존(積者生存). 더불어 어울리고자 하는 바람으로 그동안 쌓은 내 삶의 밀도를 타인과 나눔으로써 선을 쌓는다. 스승으로부터 받아 몸에 새긴 가르침과 사회로부터 받아 축적한 자원을 환원함으로써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다. 변화된 환경에 적합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진화론적 가르침이 축적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으로 나아가고, 나누는 자가 더 큰 선을 쌓을 수 있다는 의미를 지나 모두가 적합한 자가 되어 더불어 살아가자는 권유로 돌아오는 셈이다.

    조각모음. 하루를 마감하기 전에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컴퓨터에서 조각모음을 하듯이 고요히 나를 돌아보며 하루의 오류를 찾아내고 여전히 빈 공간을 채움으로써 다가올 내일의 새벽을 준비한다. 강민구 지음, 청림출판 펴냄, 1만5000원.

    양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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