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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가동중단 현실화- 지광하(울산본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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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의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해양공장의 마지막 수주물량인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출항시켰다.

    나스르 설비는 총 5개 플랫폼으로, 이날 출항된 것은 마지막인 1만8700여t급 거주구(Accommodation)다. 당초 이 설비는 25일 출항 예정이었으나 태풍 ‘솔릭’의 영향을 고려해 서둘러 UAE 해상으로 출항했다.

    이 생산설비를 끝으로 현대중의 해양플랜트 물량은 완전히 바닥이 났고, 해양 관련 작업은 멈췄다.

    해양플랜트 작업 물량이 아예 없는 것은 1983년 4월 해양공장이 준공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중이 지난 2014년 11월 나스르 설비를 수주한 이후 45개월째 해양 수주는 ‘제로’ 상태다. 현대중은 최근 수주가 있는 조선 물량 일부를 해양공장으로 가져와 작업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올 연말이면 모두 끝나게 된다.

    최근까지 해양공장에서 일하던 정규직 근로자 2600여명 가운데 조선 물량을 맡을 300여명과 해외 현장 설치 및 사후 관리 인력 300명 등 총 600명 정도만 해양공장 소속으로 일하고 나머지 2000여명은 유휴인력이다.

    회사는 희망퇴직 또는 조기정년 실시와 함께 근로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9개월간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휴업 승인을 노동위원회에 신청했다.

    반면 노조는 유급휴직과 타 사업부로 전환배치 등을 요구하며 갈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해양공장의 협력업체 근로자 2000여명은 이미 직장을 잃고 뿔뿔이 흩어져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현대중은 수주 절벽 여파로 지난해 11월 해양공장 부지 일부(31만2784㎡)를 현대미포조선에 매각했다.

    또 해양공장 인근에 외국 선주사 가족이 머물던 4개 동, 180여 가구 규모의 외국인아파트 역시 지난해 2월 팔았다.

    서부동 외국인 사택도 현재 매각 추진 중이며, 해양플랜트 모듈 등을 제작하던 울산 온산공장도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현대중은 중국, 싱가포르 등에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어 해양부문 수주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사의 고통 분담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노사는 지난달 24일 열린 21차 교섭이 파행으로 끝나면서 아직까지 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빨리 만나서 수주 경쟁력과 유휴인력 대책 등 절박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지광하 (울산본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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