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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올드보이(Old Boy)- 김명현 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9-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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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드보이의 사전적 의미는 정정한 노인이나 원기 있는 중년 남자, 또는 남자 학교의 졸업생이나 교우를 뜻한다. 이 말은 2003년 국내에서 개봉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제목 ‘올드보이’로 인해 널리 회자되게 됐다. 정치권에서 올드보이라는 말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한물 가서 쓸모없는’ 정도의 부정적 의미를 갖는다. 실제 중진이나 원로 정치인들을 비꼬는 경우에 종종 사용된다.

    ▼ 지금 여의도 정치권은 올드보이 전성시대다. 지난 2일 당선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 최근 선출되거나 추대된 주요 4당 대표들이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부분 60~70대인 올드보이들이다. 손 대표가 71세로 가장 많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66),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65),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64) 순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시절 당 대표와 총리, 대선 후보, 교육부총리를 각각 지내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노련한 정치인들이다.

    ▼ 올드보이들의 화려한 귀환에 대해 ‘세대교체 실패’라는 지적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역량 있는 젊은 정치인들이 많은데도 아무도 정당의 대표들이 되지 못했다. 일부 역량 있는 젊은 정치인들은 아예 당 대표 선거에 나서지도 않았다. 국내 정당 문화가 여전히 젊은 정치인들에게는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젊은 정치인들이 이런 정치 토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력을 더 배양해야 한다. 하지만 기성 정치권을 변화시키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 정당들이 올드보이를 ‘당의 얼굴’로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각 당이 처한 위기를 경륜과 정치력으로 극복해 달라는 주문이다. 젊은 정치인들이 갖지 못한 장점들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귀환한 올드보이들은 대부분 뛰어난 정치력과 다양한 국정 경험, 높은 대중 인지도, 불굴의 도전 정신 등을 갖고 있다. 국민들은 올드보이들이 능력과 경륜을 발휘해 경제 및 안보 위기, 국론 분열 등 국가적 위기를 잘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드보이가 희망을 주는 ‘골드보이’가 될지, 한때 ‘유행’으로 끝날지는 그들의 노력과 성과에 달렸다.

    김명현 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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