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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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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거제해양플랜트와 국가의 존재 이유-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10-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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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새해 첫 현장 방문지로 지난 1월 3일 고향인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쇄빙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현장을 찾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에도 대우조선해양에서 거행된 첫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KSS-Ⅲ)’ 진수식에 참석했다. 대통령이 8개월여 만에 같은 사업장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고향이어서가 아니고,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에 비해 대우조선해양을 상대적으로 아끼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주력산업 중 하나인 조선산업이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조선기술, 해외영업력 등 역량을 감안할 때 재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해 ‘조선강국 한국’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1월 방문에서 “우리 조선산업 기술이 세계 최고이지만 지금의 조선산업이 너무 어렵다”며 “세계 조선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돼 있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해양강국이라는 국가적 꿈을 버릴 수는 없지 않나. 우리 조선산업의 잠재력,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9월 방문에서도 “올 들어 8월까지 조선 수주량이 작년보다 101% 증가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42.4%로 늘어났다”며 “이는 우리 조선산업의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며, 세계 1위 조선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한국의 조선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려면 고부가가치를 낳는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필수적이다. 지난 수년 동안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엄청난 행정력이 동원됐고, 중앙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전문가들도 찬성한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심의위원들에게 묻자 전체 심의위원 24명 중 1명을 제외한 23명이 “이 사업은 해도 좋다”며 수년간에 걸친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사업은 민간주도로 시작됐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진 거제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지분 투자에 머뭇거리자 국토부는 승인을 미룬 채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국토부는 환경단체 등 일부의 반대 목소리에도 눈치를 보고 있다. 찬성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보전할 건 보전하고, 개발할 건 개발하는 것이 한국이 치열한 세계 경쟁 속에서 살아남고 발전하는 길이다. 중국과 일본은 고부가가치 조선산업에 오랫동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기업이 어려울 때 국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더구나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가산업단지’ 아닌가.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를 기대해본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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