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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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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재수있는 집과 사계고택

  • 기사입력 : 2018-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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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에게 현장감정이 아닌 전화를 걸어 주택과 점포, 공장, 터 등에 대한 길흉을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장 감정을 통해 길흉을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사정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들이 차선책으로 묻는 것이라 신중을 기해 답변을 해준다.

    실제 건축업자들은 지기(地氣)가 뛰어난 부지선정과 함께 건강한 건물을 지어 거주자가 부와 명예를 얻게 되면 ‘행운이 가득한 집’, ‘재수 있는 집’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건물을 지은 업자에게 의뢰가 많아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아파트나 전원주택(또는 부지)을 분양할 때 ‘명당’임을 강조하면서 홍보하는 업체가 많은데, 명당의 근거는 밝히지 않고 분양을 위한 수단으로만 악용하는 업체도 있다. 부지를 매입하면 대체로 성토(盛土)를 하기 마련인데 일부 양심 없는 업자들은 깨진 돌, 나뭇조각, 쇳조각, 플라스틱, 비닐 등과 같은 것을 넣고 흙을 덮기도 한다. 이런 땅은 유해가스 발생과 공극현상, 수맥으로 인한 지기 손상으로 건강을 잃기 쉽다. 적불선지가필유여앙(積不善之家必有餘殃)이란 글귀가 있다. 남에게 적악(積惡)을 하면 앙화(殃禍·징벌)가 자손에게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양심 없는 업자들이 명심해야 할 글귀이다.

    도시 근교에 주택을 지어 살거나 투자용 땅을 매입하면 한국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땅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용도지역이 관리지역이면 향후 빠른 시간 내 개발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더욱 그러하다. 관리지역이라도 전답(田畓)인 곳은 도로보다 상당히 낮기 때문에 주변 도로보다 높거나 거의 같은 높이까지 성토를 해야만 한다.

    매수인은 전답을 성토한 부지라면 땅을 메운 내용물을 원주민이나 공사관계자 등을 통해 알아보는 탐문조사나 공사 중이면 직접 현장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개발 형태 중에서 매입 시 가장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산을 절개해서 석축을 쌓아 분양하는 부지이다.

    한국의 산은 대체로 일정부분 절개를 하면 토층 아래에는 바위층이 나온다. 바위층을 깨어 부지 조성을 하면 깨진 곳의 날카로운 바위층에서 냉기와 살기가 계속적으로 새어 나오므로 반드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산을 깎아 부지로 조성한 곳은 산 아래의 도로보다 낮은 주택이 찬 공기와 바위층으로 인해 습한 땅이 되면서 서서히 거주자의 건강을 잃게 한다.

    생기(生氣)가 넘치는 집이 되게 하려면 적절한 높이(1.5m)의 담장을 갖추되 ‘일자형’보다 ‘물결형’이 정서순화에 좋다. 마당에는 최소한의 시멘트 포장과 돌을 두어야 하며, 잔디를 심어 지력(地力)을 돋우고 특히 뿌리가 넓게 퍼지는 대추나무와 아카시아는 심지 말아야 한다.

    안개나 연우(煙雨·안개비)가 많거나 하천에 접한 곳의 마당에 디딤돌을 많이 두면 습기로 인해 돌 밑에 개미가 서식하면서 ‘생기 없는 집’이 된다. 바람이 틈새로 들어올 수 없는 밀폐된 담장을 설치하는 이유는 바람이 집으로 치는 것을 막고 먼지와 소음을 최대한 줄이며 사생활의 보호를 위해서이다. 생기는 바람과 먼지와 소음 등이 없는 곳에 있으며, 그중 바람은 모든 생기를 흩어지게 함으로써 생기가 없는 집으로 만드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이것이 고택에 밀폐된 담장을 철저히 두른 이유이며, 옛글에는 이를 기승풍즉산(氣乘風則散·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진다)이라 한다.

    계룡시에 사계고택이 있다. 사계고택은 사계 김장생(沙溪 金長生, 1548~1631) 선생이 말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살았던 고택이다. 넓은 대지에 안채와 사랑채, 곳간채, 광채, 문간채, 행랑채 등이 원래의 모습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이 중에 사랑채는 전면 4칸, 측면 2칸의 ‘一字’형 평면에 홑치마 우진각지붕의 기와집으로 단아하고 수수한 자태가 특징이다. 기단석을 높게 쌓아 지은 집으로 집 전체에 배수로를 설치해 습함을 방지했다. 마당은 높낮이가 평탄해 울퉁불퉁함이 없으며 물이 빠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고, 네 모퉁이가 반듯하여 비틀어짐이나 구부러짐이 없어서 기의 소통이 썩 잘 된다. 볼수록 마음을 편하게 하는 집, 사계고택이 그러한 집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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