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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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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경계- 김성숙(밀양시청소년수련관장)

  • 기사입력 : 2018-10-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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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경계가 존재한다. 모든 사람은 사적인 경계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경계임에 분명하다.

    경계는 우리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생활은 어떠한가? 경계가 지켜지지 않는 일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자녀의 방문을 노크 없이 벌컥 열면서 뭐하니? 라고 하는 부모의 행동은 신체적인 경계 침해다.

    자녀가 ‘엄마,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요’라고 말해도 계속 말할 것을 종용하며 ‘무슨 일인데 말해봐’라고 기다려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행동은 정서적 경계 침범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너는 누굴 닮아서 그렇게 멍청하니? 바보 아니니?’라고 하는 언어적 경계 침해, 친구나 가족의 물건 중에서 예쁘고 마음에 든다고 허락 없이 무심코 가져가 버리는 행동은 물리적 경계 침해가 될 수 있다.

    친밀할수록 타인의 영역을 더 존중하는 인식이 필요한데 경계 존중의 원칙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듯하다. 1단계는 경계 인식하기.

    즉, 나의 경계가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경계도 존중해야 한다. 2단계는 상대방의 경계를 넘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동의를 구해야 하고 상대방이 노(no)라고 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과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

    만약 사적인 경계를 동의 없이 마음대로 침범, 침해하게 되면 그것이 폭력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가족 경계(family boundary)의 개념을 포함하여 다양한 경계의 개념을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대중매체 등을 통해 자유롭게 본인의 경계를 설정하고 존중하고 거절하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배우고 있다고 한다.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그것이 폭력인 줄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사례는 없어져야 한다.

    각자의 마음속에 노란 경계선(yellow-line)을 가지면 어떨까? 마치 기차가 들어올 때 넘으면 위험하다고 알려주는 바로 그 안전선. 폭력 없는 사회 만들기는 경계의 인식부터 시작된다.

    김성숙 (밀양시청소년수련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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