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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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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전문대학의 생존, ‘평생직업교육기관’이 답- 심종채(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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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초, 최근 몇 년 사이 지구촌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상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 지역주의, 민족주의, 미·중 간 치열한 패권 다툼의 가속화, 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대, 기후변화 등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도 있는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중대한 문제들이다.

    인구 통계적 측면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그 여파가 일파만파다. 우선 저출산 문제는 생산인구, 학령인구, 내수시장의 감소로 연결되면서 국내 경제시스템의 변화와 교육시장의 전면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고령화는 정년 시기의 새로운 정립 필요성과 저출산과 맞물려 공적 연금제도나 의료복지제도의 거시적 정책개선 요구를 통해 감당할 수 있는 현실화 정책이 요구된다. 특히 내수부진은 기업의 생존율과 국가경제 성장, 선진국 진입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이기도 한 스마트공장은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초기 투자비의 부담이 문제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 수용 속도나 가격경쟁에서 기존의 생산방식으로는 스마트공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스마트공장의 등장은 재래식 생산방식과 비교할 때 현장 생산직의 급속한 감소를 초래할 수 있고 그 여파는 소득의 양극화를 가져와 중산층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직업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껏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던 환경이 사라지고 생애 전 기간에 걸쳐 여러 직업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학경영의 환경변화는 인구통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2019학년도 모집정원을 보면 4년제 대학 34만8000명, 전문대학 20만6000명 수준으로 약 55만4000명 정도인데 비해 올해 4월 기준 고3 학생수는 약 57만명이지만 중학교 1학년은 약 41만3000명 수준으로 15만명이 줄어든다. 2017년 출생자 수는 더욱 감소해서 35만8000명 수준이다. 단순하게 계산해봐도 이들 출생자의 70%가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정원의 45% 정도밖에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방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고등교육기관이다. 지난 40여 년간 560만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해 왔고 직업교육에 관한 한 최고의 경쟁력과 노하우를 갖춘 137개의 전문대학이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특히 중소기업 인력의 대부분이 전문대학 졸업자로 구성되어 있는 현실에도 정부의 전문대학 지원정책은 4년제 대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서 살펴본 다양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전문대학과 더불어 지역 단위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민의 생애 전 주기에 걸친 평생직업교육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동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행의 2년제, 4년제 등으로 구분된 학제를 과감히 없애고 지역민·지역산업이 원하고 21세기가 요구하는 새로운 직무에 맞춰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교육이 될 수 있는 유연한 학제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운영 중인 고용보증기금을 활용한 교육훈련에서 지금껏 직업훈련기관 또는 민간 직업전문학교에만 전적으로 지원되는 것을 전문대학으로 확대하여 고등직업교육기관의 우수한 인적 물적 자원을 국가적 차원에서 그 활용도를 더욱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남해대학은 도립대학인 만큼 시대적 변화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도민의 생애 전 주기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남해대학은 대학의 모든 역량을 경남의 전략산업인 항공과 관광산업을 위한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의 발전에 집중할 것이다.

    심종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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