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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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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이소포스- 차상호(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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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소포스(Aesopos). 왠지 낯설다. 이솝(Aesop)은 어떨까? 이솝우화의 그 이솝 맞다. 같은 사람이다. 아이소포스는 그리스식 발음이고, 이솝은 영어식 발음이다. 아이소포스 혹은 이솝은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꾼으로 전해진다. ‘우화’는 동물이나 사물을 사람에 빗대어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는 1895년 최초의 신식교과서인 ‘신정심상소학(新訂尋常小學)’을 통해 이솝우화의 일부가 처음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솝우화는 유명한 이야기들이 많다. 북풍과 태양(해와 바람), 곰과 나그네, 사자와 쥐, 양치기 소년, 시골쥐와 도시쥐, 개미와 베짱이, 여우와 두루미 등. 토끼와 거북이도 있다. 우리나라의 ‘토생전’ 혹은 ‘별주부전’이 아니라 경주를 하는데 토끼가 자만하다 잠이 든 사이 거북이가 이겼다는 그 이야기다. 그런데 산신령님이 나무꾼에게 착하다며 금도끼와 은도끼, 쇠도끼까지 모두 줬다는 ‘금도끼 은도끼’도 원래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 이솝우화였다고 한다. 신정심상소학을 통해 소개된 이야기가 우리나라 전래동화처럼 여겨졌다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 해와 바람 이야기를 해보자. 하늘에 해와 바람이 살았는데 온화한 해와 달리 사납고 힘센 바람이 어느 날 나그네의 옷을 누가 벗길 수 있는지 내기를 제안했고, 바람이 먼저 거센 바람을 불었으나 나그네는 되레 옷을 여미었고, 더 힘껏 불었지만 결국 옷을 벗기지 못했다. 이번엔 해님 차례. 해는 따뜻한 햇살을 보냈고 더워진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었고 결국 해가 승리했다는 이야기다. 따뜻하고 다정하게 대하면 상대방이 스스로 행동하게 된다는 교훈?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수차례 강조한 단어가 ‘포용’이다. 저 속을 알 수 없고 어디로 튈지 예측 불가능한 상대 국가(혹은 단체)에 대해서도 국민들에 대해서도 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통령이 말한 포용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해님처럼 따뜻하고 다정하게 스스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해피엔딩을 기대해본다.

    차상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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