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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손 안 대고 코 푸는 관광 홍보- 이래호((주)차이나로 컨벤션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8-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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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산업이라 한다. 시대가 변하면 이런 표현도 변해야 한다. 근래의 관광산업은 결코 굴뚝 없는 산업이 될 수 없다.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는 곡식처럼 홍보한 만큼 외국인을 유치하는 정직한 산업이다. 인터넷을 통해 오든, 입소문을 듣고 오든 관광객은 지속적인 홍보에 비례하여 증가하니 그만큼 부지런하게 밭을 일구어야 한다.

    왜 그럴까. 정보의 홍수, 교통의 발달 속에 관광지 선택의 폭은 아주 넓고 많아졌다. 따라서 목적관광지가 아닌 이상 스스로가 관광지를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조건 속에도 외국인에게 주목받는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 효과적으로 관광지를 알려야만 한다.

    그럼 관광지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홍보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은 독특한 홍보 사례가 있다.

    “1시간 만에 만나는 중국 속의 유럽 청도시, 신비로운 일출과 기암괴석이 있는 황산, 중국의 그랜드캐넌 태항산협곡” 등의 광고를 한국인이 즐겨 보는 황금 방송시간대에 본 적이 있다. 이 광고를 보면 꼭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곳은 결국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 관광지가 되었다.

    그런데 이 광고는 중국정부나 기관이 중국의 관광지 홍보를 한 것이 아니다. 한국의 항공사 광고였다. 한국의 항공사가 이러한 곳에 직항을 개설하였으니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는 홍보이다.

    결론적으로 한국기업이 한국인에게 중국 관광지를 홍보한 것이다. 이 광고의 기획이 한국 항공사의 단독작품이라면 중국은 가만히 앉아서 한국 관광객을 끌어들였으니,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다.

    필자는 2년 전부터 경남신문과 함께 해설이 있는 중국 문화탐방을 기획하여 중국 속에 남아 있는 유·무형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의 흔적을 찾아가는 발견여행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8차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여행사 대표들을 많이 만난다. 파트너에게 한국 속의 중국문화, 역사 흔적을 탐방하는 기획 상품을 홍보하여 중국인을 한국에, 특히 경남에 보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중 90% 이상이 서울과 제주에 편중되어 있다고 한다.

    그럼 경남을 안다는 중국인은 얼마나 되는 것인가. 이런 여건에서 경남에 관광 오라고 하니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보러 한국에 갈 수 없다는 표현이 냉정하게 들리지 않는다.

    김해국제공항에 취항하는 모 외국 항공사의 자국 방송 홍보물을 상상해본다.

    첫 번째 장면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과 수많은 섬이 조화를 이룬 남해안 국립공원 한려해상, 두 번째 장면은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해인사와 통도사의 풍경, 세 번째 장면은 이렇게 특출한 문화유산이 경남에 있습니다. 이를 보기 위해 우리 항공을 이용하여 경남에 가시면 편리합니다. 00항공(외국).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외국인이 경남에 꾸준하게 오도록 하는 첫 번째는 평범한 전문성에 과감한 역발상의 도입으로 경남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이래호 ((주)차이나로 컨벤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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