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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허성무 시정 131일-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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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년간 한 우물 판 시장

    오늘은 민선 7기 허성무 시정이 가동된 지 131일째 되는 날이다. 허 시장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현역 안상수 시장을 누르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1995년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후 23년 동안 보수후보가 독차지해 온 창원시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처음 당선되는 이정표를 세웠다. 허 시장은 보수 강세지역인 창원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2004년 창원시장 재선거에 아무도 나서지 않자 보수후보에 맞서기 위해 스스로 출마하는 용기를 보였다. 그는 2010년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창원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고, 2014년 선거에 재도전했으나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에서 ‘시장 도전’ 세 번 만에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정치를 시작한 2004년을 기점으로 14년 만에 정상에 오른 것이다. 그래서 허 시장은 자신이 14년 동안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어온 준비된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14년간 한 우물을 팠으니 그 시원한 우물 물을 들이켤 자격이 충분이 있다.

    #부지런하고 친근한 시장

    창원시청 출입기자로서 131일간 지켜본 허성무 시장의 강점은 부지런하고 친근하고 배려심이 많다는 것이다. 106만 창원시민이 호흡하는 동 단위, 면 단위의 크고 작은 행사에 얼굴 알리며 주민들과 소통한다. 주민 누군가 갑자기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면 가까이 다가가 손을 붙잡고 사정을 들어준다. 즉시 해결하기 힘든 사안은 수행직원에게 ‘주민이 시청을 방문하면 안내 잘할 것’도 당부한다. 자신들의 딱한 사연을 시장이 가까이서 들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주민들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허 시장은 시민 누구를 만나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친근감 있게 맞이한다. 하회탈 같은 웃음과 하얀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반갑게 사람을 대한다. 현재까진 배려심도 합격점이다. 주민을 대하든, 직원을 대하든, 깐깐한 기자들을 대하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배려심이 참 많은 시장이다. 그런 그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달 얼마나 피곤했던지 입술이 터졌다. 수면시간이 부족했던지 피곤이 얼굴에 달려 있었다. 14년간 숙성해온 ‘자신의 시정’을 잘 펼치려는 공직의 무게가 체력을 넘어선 듯 보여 마음이 아팠다.

    #‘정치의전’ 좋아하는 시장?

    순리와 도리를 잘 아는 허성무 시장이 창원시의회 의원들과 충돌을 자초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마산가고파국화축제장 내외빈 자리 배치 등 의전을 하면서 시의원들을 각 정당 당협위원장 뒷줄로 좌석을 배치한 것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이 ‘시의회 홀대’를 문제 삼아 행사장을 퇴장해 버렸다. 시민을 위한 축제의전이 아니라 정당인을 앞세우는 정치의전이 문제가 된 것이다. 본 기자는 각종 행사 의전에서 시의원·도의원이 당협위원장 뒷줄에 앉아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의원·도의원은 시민·도민들의 선택에 의해 뽑힌 그들의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와 함께 발전하는 정당정치의 핵심은 대의정치이다. 그런 점에서 주민들의 대의를 받은 시의원·도의원이 주민들의 대의를 갈망하는 당협위원장보다 홀대받는 것은 정당정치와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등식이 성립된다. 이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데, 허 시장이 문제의 정치의전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올 지방선거에 승리한 허 시장이 “시의원님들을 하늘처럼 모시겠다”고 밝힌 각오와 의미를 거듭 새겨보길 바란다.

    조윤제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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