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미술인들의 꿈-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11-13 07:00:00
  •   
  • 메인이미지


    “서울 인사동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 것이 작가들의 꿈이지만 대부분의 지역작가들은 감히 엄두도 못 내요. 초대전이면 모를까, 엄청난 대관료에 상상조차 하기 힘들어요!” 한 지역화가의 뼈 있는 한마디다.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1번지’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를 갖기를 희망한다. 많은 작가들이 서울 인사동을 고집하는 이유는 한국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관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미술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의 많은 작가, 갤러리 관계자 등 많은 미술관계자들이 전시장을 찾기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 인사동 갤러리의 비싼 대관료와 운영비가 작가들의 발목을 잡는다. 일주일 대관료 700~800만원, 운영비 약 200만원. 작가가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갖기 위해서는 어림잡아 1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지역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창원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성산아트홀 전시장의 경우 크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략 50~60만원, 큰 전시장의 경우 100만원가량의 임대료만 지불하면 일주일 동안 전시를 가질 수 있다.

    이에 경상북도는 2015년 서울 인사동 문화거리에 대구·경북 출신의 예술인들을 위한 문화공간인 ‘갤러리 경북’을 설치해 지역 출신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했다. 대관료도 출향인사는 50%, 대구·경북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은 60%의 할인혜택을 주었다. 전라남도·광주광역시는 2016년 높은 대관료로 수도권 전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작가들의 창작활동 지원과 남도의 미술을 알리기 위해 ‘G&J광주·전남 갤러리’를 서울 인사동에 개관했다. 더욱이 ‘G&J광주·전남 갤러리’는 광주·전남 작가들의 경우 1주일에 100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대관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광역시는 지난해 7월 부산지역 미술작가들의 수도권 진출 교두보 역할을 위해 서울 인사아트센터 4층에 ‘부산갤러리’를 오픈했고, 전라북도는 이보다 훨씬 앞선 2010년 5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을 개관해 지역작가들의 창작활동과 수도권 진출을 도왔다.

    이에 반해 경남도는 물론 경남의 어느 자치단체에서도 작가들을 위한 갤러리 운영 등에 관해 논의를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다. 지역의 작가로서는 당연히 다른 시·도 광역자치단체의 작가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역의 작가들은 다른 시·도 광역단체와 마찬가지로 경남도가 발 벗고 나서 수도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 해주기를 바란다.

    서울 인사아트센터 운영위원이며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윤범모 교수는 “문화 1번지 서울 인사동에 지역작가들을 위한 갤러리를 단독 운영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역작가의 중앙화, 지역작가의 세계화’ 이것이 핵심이다”고 말한다.

    경남은 조각가 김종영·문신, 서양화가 전혁림, 한국화가 박생광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현재 경남미협에 등록된 회원은 약 2000여명. 이들에게 필요한 예술복지정책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경남의 모든 작가들이 차별받지 않고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복지 혜택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살펴 작가들을 위한 디딤돌이 돼야 할 것이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