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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신언서판(身言書判)- 김석균(NH농협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8-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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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화두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임금인상을 통해 가계의 소득을 높이면 소비와 투자가 늘고 이것은 또 고용을 촉진하게 하여 경제성장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는 내용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농협은행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자 상반기 채용에 이어 하반기에도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취준생들에게 나 자신이 직장과 사회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혜를 공유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중국 당 (唐)나라 시대 관리를 선발하는 평가기준으로 삼았던 ‘신언서판(身言書判)’이 그것이다. ‘신수’, ‘말씨’, ‘글씨’, ‘판단력’의 네 가지를 일컫는다.

    신(身)은 신수를 의미하며 풍채와 용모가 바른 것을 말한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은 만나고 3초 안에 결정된다고 한다. 첫인상의 이미지로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우선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심신을 맑게 가꿔 밝은 표정을 통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겉모습만을 가꾸는 것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함께 가꿔 자신이 의식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늘 좋은 인상이 드러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언(言)은 말씨를 의미하며 말이 반듯하고 논리가 정연한 것을 말한다. 또한 상대방과 소통하는 능력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신감 있고 조리 있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을 뜻한다. 경청은 傾(기울 경) + 聽(들을 청)의 한자를 사용하여 ‘기울여 듣다’라는 뜻으로 상대의 말을 그저 귀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기울이고 그 말 속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며 듣는 것이다. 소통의 달인은 말 잘하는 달변가가 아니라 경청을 잘하는 사람이다.

    서(書)는 글씨와 학력을 의미한다. 글씨는 필체가 바르고 아름다운 것, 학력은 소위 스펙을 일컫는다. 손으로 글 쓸 일이 드물어진 현 시대상에 맞게 해석해 본다면 글씨는 문장력이나 문서 기획력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직장에 근무하면 여러 문서들을 작성하게 되는데 복잡한 내용들을 글로 깔끔하게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핵심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가졌다면 항상 특별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학력은 과거 간판(학벌)이 중시되는 사회 풍조 속에서 학력 우선주의가 만연했지만 지금은 학력·전공·나이·성별 불문의 능력 우선주의 시대이므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곧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이니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 판(判)은 판단력으로,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현안들과 부딪치게 되는데 그때 발휘해야 하는 것이 적절한 상황대처와 위기관리능력이다. 사물과 세상의 이치를 폭넓게 이해해 통찰력을 키우고 편향됨이 없는 균형감각을 겸비한다면 현명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뛰어난 판단력을 갖추는 것은 직장 내 인재상뿐만 아니라 조직과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자질로 우선 거론이 되는 점을 유념했으면 한다.

    아직 이삼십대 청년들이 모든 소양을 갖추기엔 다소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노력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으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을 마음속에 새기며 하루하루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석균 (NH농협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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