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연탄 2장으로 버티는 겨울날
- 기사입력 : 2018-12-15 12: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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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얼굴에 피가 묻었는데요?”
지난해 수술한 다리로 보행기 없인 걷기조차 힘든 신모(79) 할머니.
신 할머니의 집은 김해 진영읍 진영리, 금병산의 찬바람이 흘러드는 산동네에 있습니다.이 찬바람을 조금이나마 막으려 불편한 몸으로 커튼을 설치했습니다.
이마저도 엉성해 커튼봉의 쇠못이 할머니쪽으로 튀면서 얼굴을 다친 겁니다.
할머니는 말해주기 전까진 몰랐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피를 닦아냈습니다.할머니는 바람을 피한 뒤 연탄보일러를 땝니다. 김해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연탄 250장을 주었지만 아끼기 바쁩니다.
하루종일 따뜻함을 유지하려면, 3~4장이 필요한데 할머니는 겨우 2장으로 버팁니다.매월 정부로부터 받는 노인연금 25만원이 생활비의 전부인 할머니가 추가 연탄 구입비용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지난달 산업부가 연탄판매가격을 19.6% 인상하면서 소비자 가격이 800원이 넘게 돼 신 할머니와 같은 난방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졌습니다.“최소 석 달은 버텨야 돼서 너무 추운 날에만 석 장 때고 나머진 두 장만 써. 담요하고 이불하고 2겹으로 덮으면 개안타”
신 할머니는 다행히 연탄지원을 받았지만 못 받은 난방취약계층도 더 있습니다. 그 분들은 올해 얼마나 시린 겨울을 나야 할까요.
경남에는 201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이 11만1534명이며, 4명 중 1명은 기초생활수급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방은 아닐지언정 모두가 따뜻한 잠자리는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겨울이 되길 바랍니다.
이슬기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슬기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