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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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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94)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64

“이거 어떻게 해요?”

  • 기사입력 : 2019-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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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서경숙을 쳐다보았다.

    “이동성 부회장?”

    삼일그룹은 이제 이동성이 이끌고 있었다. 그는 한때 서경숙과 결혼설이 오가기도 했다.

    “응.”

    서경숙이 운전기사에게 목적지를 지시했다. 운전기사가 도로를 향해 주택가의 골목을 달려갔다. 김진호는 차창으로 고급 저택을 살폈다. 서경숙이 핸드백에서 하얀 봉투를 꺼냈다.

    “다섯 장이네.”

    서경숙이 수표를 시언이와 준희에게 한 장씩 나누어 주더니 운전기사에게도 한 장을 주었다.

    “고맙습니다.”

    운전기사가 깍듯이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시언이와 준희도 서경숙에게 인사를 했다.

    “이건 산사 줘라.”

    서경숙이 수표 한 장을 김진호에게 주었다. 100만원짜리 수표다.

    “나는?”

    김진호가 서경숙에게 물었다.

    “너는 왜 필요해?”

    “내가 누나를 에스코트했잖아?”

    “알았어.”

    서경숙이 피식 웃고 봉투째로 주었다. 봉투에는 수표가 한 장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거 어떻게 해요?”

    시언이가 서경숙에게 물었다.

    “너희들 써. 수표니까 산사한테 현금으로 바꿔달라고 그래.”

    “네.”

    시언이가 미소를 지었다. 100만원이라면 시언이와 준희에게는 큰돈이다. 차는 도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렸다.

    “집사가 그러는데 회장님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시트 밑에서 차비나 하라면서 봉투를 꺼내 준다고 하더라. 어떤 사람은 몇십만원이 걸리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몇백만원이 걸리기도 한대.”

    서경숙의 말에 김진호가 웃었다. 김진호는 방송작가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왜 웃어?”

    “어떤 절에 큰스님이 한 분 있었대. 그분은 돈을 전혀 모르는 분인데 신도들이 찾아와 예불을 드리고 스님에게도 절을 올린대.”

    “그래서?”

    “스님에게 절을 올린 신도들이 용돈이나 하시라면서 하얀 봉투를 준대. 그럼 스님은 봉투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방석 밑에 집어넣는대.”

    “그럼 그 돈은 누가 가져?”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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