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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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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96)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66

“정말 듣기 좋아요”

  • 기사입력 : 2019-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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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시언이의 <청장고원>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예요. 유튜브 조회 수가 엄청 나요.”

    서경숙이 말했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차부터 나왔다. 김진호는 차를 천천히 마셨다. 그는 이동성을 만나는 일이 자신과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가 최고의 재벌이라고 해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럼 내가 들어볼 수 있을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야.”

    이동성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김진호가 시언이와 준희를 응시했다. 가수가 되려면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 원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수는 어디서든지 노래를 불러야지요. 시언이가 불러줄 거예요.”

    서경숙이 말했다.

    “부탁해요.”

    이동성이 잔잔하게 웃으면서 시언이에게 말했다. 시언이는 고개를 숙여 보인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심호흡을 하고 청장고원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 누가 아득한 태고의 부름을 가지고 왔는가.

    그 누가 천년의 희망을 남겨 두었는가.

    아직도 말없는 노래가 남아 있었던가.

    아직도 사무치게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이 있는가.



    미소를 지으면서 시언을 보고 있던 이동성과 정진욱이 시언이 노래를 부르자 얼굴이 굳어졌다. 시언의 노래는 마치 광활한 고원에서 구름이 장중하게 이동하는 것 같았다. 김진호는 여러 차례 시언의 노래를 들었으나 성량이 더욱 풍부해진 것 같았다. 시언의 노래가 끝나자 이동성과 정진욱이 박수를 쳤다.

    “노래를 정말 잘하네. 목소리도 아주 시원하고….”

    이동성이 감탄하여 말했다.

    “시원해요. 정말 듣기 좋아요.”

    정진욱도 서경숙과 시언이를 번갈아 살폈다. 김진호도 시언이의 노래에 감탄했다. 그녀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고원을 누비는 것처럼 시원하고 깊은 울림이 있었다.

    “우리 에어컨 광고에 쓰면 좋겠네. 목소리처럼 시원한 에어컨… 콘셉트가 되잖아?”

    이동성이 정진욱에게 말했다.

    “홍보부에 연락하겠습니다.”

    정진욱이 대답했다. 김진호는 속으로 놀랐다.

    ‘시언이를 에어컨 모델로 쓰겠다는 거네.’

    김진호는 서경숙이 시언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삼일그룹에서 시언이를 에어컨 모델로 쓴다면 10억원 안팎의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데뷔도 하기 전에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여름 내내 광고를 할 테니 사람들에게 홍보도 된다. 그때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좋아하셨겠네.”

    “회장님께는 아리산의 꾸냥을 불러 드렸어요.”

    “아리산의 꾸냥?”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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