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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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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진정한 배려- 정성규(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중부지사장)

  • 기사입력 : 2019-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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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직원이 점심식사를 하러 갈 틈도 없이 바쁘자 절친한 동료 B직원이 물어본다. “우리 지금 패스트푸드 식당에 갈 건데 요기할 만한 뭐 좀 사다 줄까?”

    여전히 업무에 파묻힌 A직원은 “고마워. 아무거나 알아서 사다 줘”라고 건성으로 대답한다.

    B직원은 점심식사를 하는 내내 A직원에게 무엇을 사다 줄지 고민한다. ‘행여나 A의 입맛에 맞지 않을까, 원하지 않은 걸 사다 줘서 본전도 못 찾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식사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를 불편하게 만든다. 고민 끝에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A에게 슬며시 내려놓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는 자신이 사다 준 샌드위치를 동료직원이 잘 먹는지 틈틈이 훔쳐본다.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례이다. 바쁜 동료의 점심을 걱정하는 물음에 ‘아무거나’라고 하기보다는 “고마워, 치즈 샌드위치나 프랑크 소시지가 들어 있는 샌드위치만 아니면 뭐든 좋아”라고 분명히 말하는 게 동료의 호의에 보답하는 진정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늘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 동료가 있다. 어느 날 그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모두 그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나도 그의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 보니 생각한 만큼 재미는 없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그에게 박수를 치며 각자 제자리로 흩어졌다.

    난 그에게 “자네 이야기는 내가 볼 때는 별 흥미롭지도 않은데 모두 박수를 쳐주고 호응을 해주는 게 신기하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 건 내 얘기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내 제스처와 열정, 유쾌한 몸짓이야”라고 했다.

    동료의 얘기를 듣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보다는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정한 배려란 상대의 호의에 대해 어떤 피드백을 줄 것인지에서 출발한다. ‘아무거나 사다 줘’라고 외치는 것처럼 상대의 호의를 무심코 물리쳐서는 안 된다. 무엇을 배려할지보다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노력해 보자.

    정성규 (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중부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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