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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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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진교고, 전교생이 쓴 시로 시집 펴냈다

학생 105명이 지난해 쓴 140여편 수록
‘너를 이해하기 위해 나는 눈을…’ 출간

  • 기사입력 : 2019-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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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진교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의 시가 수록된 시집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하동 진교고/


    “눈을 뜨고 너를 보니 너는 울고 있었다/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너는 울고 있었다/ 너의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서서히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이윽고 나는 눈을 감았다 너를 이해하기 위해 나는 눈을 감았다./그러니 알겠더라.” (하나 학생의 시 ‘눈’ 전문).

    시를 쓰는 시인들도 시집을 내는 일이 줄어드는, 문학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하동 진교고등학교(교장 공영식) 전교생이 모두 참가해 시집 ‘너를 이해하기 위해 나는 눈을 감았다’를 출간했다.

    진교고 학생들은 지난 한 해 동안 틈틈이 작성한 시를 모두 모아 창간호 시집을 발간했다. 시집에는 공영식 교장선생님의 권두시 ‘민다리 길’을 시작으로 전교생 105명 학생들의 다양한 주제가 담긴 140여 편이 수록됐다. 진교고가 전교생이 참여하는 시집을 발간하게 된 것은 시를 통해 학생들의 감성을 끄집어내려는 최하나 국어선생님의 숨은 노력이 담겨 있다.

    최 교사는 이전에 근무하던 악양중학교와 남해중, 한다사중에 근무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시 작업을 시도했고 그때마다 시집을 출간해 그동안 5편이 출간됐다. 최 교사는 진교고에 부임해서도 독서노트와 유사한 ‘독서와 시노트’ 책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학생들 스스로 책을 읽은 후 독후감을 작성하거나 시를 적도록 했다. 처음엔 낯설어하던 학생들도 일 년 동안 계속 시를 접하면서 연말께는 시집을 낼 만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시가 실려 있는 첫 시집을 받고서 뛸 듯이 기뻐했다. 시집의 제목 ‘너를 이해하기 위해 나는 눈을 감았다’는 1학년 하나 학생의 시 ‘눈’에서 탄생했다.

    1학년 이서은 학생은 “시집을 보니 뿌듯했고, 매해 시집이 나온다면, 졸업할 때까지 총 세 권이 나오게 된다. 진교고에 다니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집을 엮은 최하나 교사는 “시집을 내니 학생들의 자존감이 높아졌다”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의 아픔까지 생각하는 훌륭한 아이들이어서 감동했다. 이 아이들은 졸업하자마자 어른으로 불릴 것이다”고 말했다.

    공영식 교장은 “시집을 읽으며 아이들은 역시 대단하다는 감동을 느꼈다. 고교 첫 시집 발간으로 용이 살았다는 이명산 한 자락인 진교 민다리길에서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항상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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