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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 가인단취(家人團聚) - 집안 사람들이 단란하게 모이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9-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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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이란 말을 우리가 매일 쓰지만 그 의미를 찾아보면 단순하지 않다. ‘집’이란 뜻은 크게 ‘건물’이란 뜻과 ‘집안’이란 뜻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이 밖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의미가 그 말 속에 포함돼 있다. ‘고향 집’ 할 때의 집은 단순히 고향에 있는 건물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 형제 자녀 등 많은 가족을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정신적 육체적 안식처다. 고향에 고루거각(高樓巨閣)이 있다 한들 부모 형제가 다 떠나고 안 살면, 그것은 단순히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 형제 자녀가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집이다. 그러나 숫자만 채우고 있다고 부모 형제 자녀가 아니다. 서로 마음이 통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부모 형제 자녀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가정마다 나름대로 가정교육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없다. 부모들은 자식을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교육이 다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자녀들도 학교에 다니기만 하면 사람이 다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입시 취업 등에 바빠 인성교육을 할 시간이 없다.

    장관 국회의원 박사 교수 등 출세한 사람들이 인격이나 모든 면에서 다 훌륭할 줄 알고 실제 이상으로 과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던 사람들이 범법자가 되어 조사를 받을 때 하는 거짓말이라든지 비굴한 처신을 우리는 계속 본다. 국무총리나 장관, 대법관 후보들이 청문회 서 솔직하게 자기가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자진해서 물러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부모들은 학비 대서 공부시키고 취직하면 저절로 훌륭한 사람 되겠지라고 기대했지만, 오늘날 많은 가정의 부모들은 출세한 자녀들로부터 소외를 당하고 있다.

    명절을 맞이해 자녀들이 돌아와 조상의 제사를 모시고 조상의 산소를 돌보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뵙고 며칠 동안이라도 같이 지내는 것을 고향의 부모님들은 가장 바란다. 잘하는 자녀들도 많이 있지만, 날이 갈수록 명절을 맞이해서 고향으로 가지 않고 해외로 떠나는 자녀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와 마음이 통하지 않는 자녀는 자녀가 아니다. 기본 도리를 못하는 사람을 어찌 자녀라고 하겠는가? 부모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녀와 마음이 통해야 부모다.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은, 훌륭한 교육과 바른 사람이 되겠다는 자신의 굳센 의지와 실천에 달렸다. 나이만 들면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소통, 소통 하지만 모두가 마음을 닫고서 입으로만 소통을 외친다고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실천을 해야 하는데, 그 실천은 가정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설 같은 명절을 맞이해서 가족끼리 단란하게 모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 家 : 집 가. * 人 : 사람 인.

    * 團 : 둥글 단. * 聚 : 모일 취.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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