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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경남문화 1번지' 새 수장 강동옥 경남문화예술회관장

“최적화된 공연예술 전문극장으로 만들겠다”

  • 기사입력 : 2019-02-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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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경남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연장인 경남문화예술회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진주에 위치한 경남문화예술회관은 1988년 문을 연 이후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연예술 환경 저변을 확대하는 등 경남문화 1번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남문화예술회관의 새 수장이 된 강동옥 관장은 ‘한국민족예술인연합(민예총)’ 회원으로 진보 성향의 예술인 최초로 관장에 임명됐다. 특히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예술인이 직접 회관을 운영하게 되면서 현장에서 기대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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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옥 경남문화예술회관장이 문화예술회관 운영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취임 직후 강 관장은 전문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역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특별제작공연 창작 오페라 ‘처사 남명’과 창작 뮤지컬 ‘의기 갈라 콘서트’를 예술공연단체와 함께 선보였다. 또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 심포지엄을 개최해 공공 문화예술회관의 역할과 지속 가능성을 타진하는 토론의 장도 마련했다.

    취임 4개월을 맞은 강 관장을 만나 경남문화예술회관의 현주소와 과제, 역점 사업에 대한 내용을 들어봤다.

    -지난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서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30년 만에 처음으로 진보 성향의 예술인이 관장이 돼 이목이 집중됐다. 늦었지만 취임 소감을 말해 달라.

    ▲먼저 자유로운 춤꾼에서 340만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에 대한 책임자로서 어깨의 무거움을 느낀다. 예술은 일반적인 생각을 탈피해 창의와 상상을 통해 인간 행위의 절정을 보여주는 분야다. 무언의 사회적 양심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예술인 중에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춤을 통해 삶을 새롭게 보게 됐고 춤과 사회라는 접근을 하게 됐다. 그러한 이유로 경남민예총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예술은 철저히 삶의 현장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예술이 있어야 할 곳은 세상이 아픈 곳이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로 세상을 바꾸고, 예술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겠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이 지난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회관 소개와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면.

    ▲경남문화예술회관은 한국 근대건축의 대가 김중업 선생의 설계로, 공연환경이 열악했던 시절인 1988년 개관했다. 2009년 개선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에 서른 살을 맞았다. 1세대 국내 대규모 문화예술회관으로 초기에 개관한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책임이 크다.

    경남도민은 물론 혁신도시에 입주한 11개 공공기관 식구들의 문화적 권리 신장과 경남의 대표문예회관으로서 문화를 통해 타 지역에 경남을 알리는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공연과 전시 콘텐츠, 교육, 예술축제, 무대기술 고도화 등 전반적인 서비스 중심의 운영을 통해 명실공히 손꼽히는 ‘온리원(Only One)’ 전문공연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경남도 단위 회관이지만 대관이 많고 자체 기획공연·전시가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과 해결 방안이 있는지.

    ▲극장의 규모와 공간 등 여건에 따라 공연의 성격은 달라야 한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매년 100여회의 대관 공연과 30회 이상의 기획 작품들을 도민들께 선보이고 있다. 기획 작품의 프로그래밍 방향은 시즌별, 장르별, 계층별 여건과 선호도 분석을 통해 계획,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국립발레단 ‘스파르타쿠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경화&조성진 듀오 콘서트’, ‘카르멘’ 등 작품성, 희소성 등 차원 높은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지난해 지역기반의 예술단체와 공동 제작한 창작오페라 ‘처사 남명’은 한국오페라대상에서 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기획공연들은 주변 지역인 광양, 여수, 광주, 대전 등 타 광역권에서 관객이 찾아 유입 효과도 뛰어났다.

    2016년부터는 레퍼토리 프로그램으로 ‘여름공연예술축제’와 ‘리버사이드 모닝&나이트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는데, 진주 남강의 절경을 배경으로 열려 환경적 특성을 살린 기획 프로그램으로 호평받았다.

    -진주오광대 예능보유자이자 경남도 무형문화재로 ‘춤의 대가’라고 불린다. 예술인들은 지역문화예술의 현실을 잘 반영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대학시절 춤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풍류춤연구소 대표까지 맡게 됐다. 특히 경남도 무형문화재 진주오광대 보유자로서 수많은 이들에게 진주오광대를 알리고 가르친 것은 큰 보람이다. 그러나 현장은 항상 열악했고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적었다. 춤꾼에서 극장경영자로 변신하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고 한다. 현장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임기 동안 한계는 있겠지만, 그동안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현장 중심의 예술행정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 프로그램을 끝없이 소개할 것이다.

    -취임 당시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늘리고 지역문화예술계와 연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떤 노력을 진행하고 있나.

    ▲취임 이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역예술단체와 연계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문화공간 개발, 소회의실 개방, 문예창작센터 설치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는 도지사 공약사업의 일환인 ‘예술인복지센터’를 회관에 유치할 예정이다. 경남도와 기다리는 문화행정에서 챙기는 문화행정으로 그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

    -대형공연장 외 소공연장이나 소극장, 교육공간 공간이 부족하다.

    ▲회관의 1년 예산은 대략 49억원 정도인데 대부분 인건비와 공연·전시 비용, 무대 시설 장비 유지, 설치에 쓰인다. 소극장 신설은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이고 부지 해결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회관이 경남도를 대표하는 극장인 만큼 이러한 문제는 공연 기획력으로 타개하고 있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을 진흥원 산하기관으로 두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에 대한 견해는.

    ▲극장인 회관은 문화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과 콘텐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정체성과 대비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최적화된 공연예술을 통한 전문극장으로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더욱 예술 속으로, 더욱 도민 속으로’라는 슬로건에 극장경영 철학을 담았다. 도민에게는 우수한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예술가에게는 그동안 갈고닦은 발표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경남 문화예술 거점이 되겠다. 남은 임기 동안 실천하는 관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 강동옥 경남문화예술회관장은?

    1962년생으로 진주 대아고등학교와 경상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강 관장은 1998년 60년 동안 중단됐던 진주오광대를 복원했고, 2003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됐다. 이후 그는 진주오광대 예능보유자 후보로 지정됐으며, 2010년 예능보유자가 됐다. 큰들문화예술센터 대표와 풍류춤연구소 대표, 경남민예총 이사장 등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해오다 지난해 10월 관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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