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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딜레마- 김명현(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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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권관문공항추진 100만 국민청원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가 25일 ‘김해공항 확장 계획 백지화’ 등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했다. 운동본부는 다음 달 26일까지 한 달간 100만명 서명운동을 받는다. 운동본부가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를 여론으로 압박하기 위해서다. 운동본부는 김해공항 확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24시간 관문공항이 될 수 없는 만큼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해공항은 현 공항으로 유지하되 새 국제공항은 24시간 운영되고 안전성과 확장성이 보장되는 곳에 건설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운동본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안전성 우려와 소음권역 확대, 확장성 한계, 환경 파괴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고무되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부산을 방문해 동남권신공항의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면서 국토부가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내건 재검토 가능요건 중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 5개 시도의 ‘김해신공항 철회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울경 시도지사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을 밀고 있다. 반면 대구, 경북 시도지사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김해신공항 건설을 지지한다. 문 대통령은 5개 시도의 생각이 다르다면 총리실에서 김해신공항에 제기되는 문제점을 검증토록 하겠다고 했다.

    동남권신공항 건설은 동남권 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수십년 후의 미래상황을 감안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총리실은 부울경 검증단의 검증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추정에 불과한지 최고의 전문가들로 정교하게 검증해야 한다. 총리실 검증에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그대로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소음과 안전 등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기본계획을 수정해 김해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부울경 검증단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만큼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항공전문가들은 김해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면 신공항 건설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입지에 대한 사전 타당성, 예비타당성 조사와 후보지 선정 등 모든 절차를 새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이 어떻게 되느냐도 동남권신공항 건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이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지 검토를 한 만큼 이런 절차는 최소 기간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어쨌든 신공항 입지를 다시 선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추가 비용과 지역간 갈등 등 사회적 비용도 수반된다. 확정된 국책사업의 번복은 다른 국책사업 추진에 나쁜 선례로 작용하게 된다. 정부는 이런 우려와 문제들을 모두 감안해 김해신공항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국토부의 대응이 주목을 끈다. 국토부는 부울경 시도지사의 주장과 달리 김해신공항은 소음, 안전성, 확장성, 환경파괴 등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경남도와 김해시가 제시한 대안도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문제가 많다고 반대했다. 이런 ‘소신’을 가진 국토부가 총리실 검증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어떤 행보를 할지 궁금하다. 어떤 경우든 김해신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딜레마’는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김명현 (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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