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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에나가- 이상규(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9-0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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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사투리는 경상도 사투리 중에서도 독특하다. 대구·부산 사투리와 확실히 억양이 다르고 어떤 말은 어휘도 다르다. 표준어로 ‘무엇을 하니?’란 표현을 경북과 대구, 부산 쪽에선 모두 ‘뭐하노?’라고 말하는데 그 억양이 진주사투리와 다르다. 어휘면에서도 진주에선 예전에 ‘뭐하노?’보다 ‘뭐하네?’를 더 많이 사용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진주 사투리는 변한어(弁韓語)에 뿌리를 두었고, 신라에 통합되기 전에는 가야의 옛 땅이었으므로 가야와 신라어 및 백제어의 일부가 녹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주 사투리의 성격을 규명하려면 진주가 가야와 백제, 신라를 거쳐 온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호남과 가까운 진주는 어휘면에서 전라도와 비슷한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가새(가위), 개비(호주머니), 새비(새우) 등과 같은 명사는 전라도와 비슷하고, ‘ㄴ~께’또는 ‘~ㅇ께’란 말은 전라도 못지않게 진주지역에서 많이 사용된다.

    ▼거시(지렁이), 고매(고구마), 께루다(열다), 낄이다(끓이다), 날포리(하루살이), 널쭈다(떨어뜨리다), 당세이(상자, 박스), 돌까리(시멘트), 돌미·돌빼이·돌삐(돌멩이), 두디(누더기), 매차리(회초리), 맥지·백지(공연히·괜히), 무다이(공연히), 미금(먼지), 밀쩨비(수제비), 바구(바위), 반주깨비(소꿉장난), 반피(바보) 등…. 말이 나온 김에 찾아보니 되살려야 할 정겨운 진주 사투리가 많다.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용식 교수에 따르면 ‘에나(정말, 진짜, 참말의 진주 사투리)’ 등 진주 지역어가 급격하게 사라진다고 한다. ‘에나’의 경우 초등학생은 80% 이상, 중학생은 60% 이상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디’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40% 이상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진주 사투리를 살리기 위해선 지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야 한다’는 박 교수의 지적을 흘려들어서는 안 되겠다.

    이상규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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