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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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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미세먼지- 서영훈(사회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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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공포가 엄습했다. 6일 기준으로 수도권에는 벌써 엿새째, 경남에는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보건당국은 외출을 자제하고,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런 권고가 아니더라도, 뿌연 먼지로 뒤덮인 길거리에 나서기가 머뭇거려진다. 많은 이들은 늘상 해 오던 야외운동도 거르며 바깥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거실에는 공기정화기를 들여놓고 있다.

    ▼하나하나의 미세먼지는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다. 미세먼지는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를 말하는데, 마이크로미터(μm)가 1미터의 100만분의 1이니, 현미경이 아니고서야 도저히 볼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봄철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지대에서 발생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오는 황사의 크기도 0.2~20μm이니, 미세먼지와 황사는 발생 시기에 따라 한반도 상공에 서로 뒤섞여 나타날 수도 있다.

    ▼입자의 크기가 비슷하고 육안으로 보이는 정도야 비슷하겠지만, 미세먼지와 황사의 발생 근원은 전혀 다르다. 미세먼지는 주로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나온다. 공장이나 자동차가 대표적인 오염원이다.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도 나오고, 담배를 피울 때도 피어오른다. 이에 비해 황사는 바람에 실려 날아오는 미세한 모래먼지로, 발생의 근원이 판이한 만큼 저감 대책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 농도에서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황사가 100% 해외에서 날아오는 것과 달리, 미세먼지는 한반도 내에서 발생하는 것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기에 우리의 노력으로 줄여보자는 취지다. 남의 탓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공기의 질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운행하지 말아야 할 차량을 직장 부근까지 몰고 와 도로변에 주차한 뒤 출근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미세먼지 범벅인 공기는 마시기 싫어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불편은 감수하지 않으려 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서영훈 사회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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