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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체력-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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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여름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에 친구가 한 인터뷰 기사를 보내왔다. 26년간 200여 권의 책을 만든 출판계 유명 편집자이자 철인 3종 경기에 15회나 출전한 ‘트라이애슬릿’ 이은미씨에 대한 기사였다. 그녀가 자신의 업무인 ‘책’이 아닌 ‘체력’을 주제로 자전적 자기계발서 ‘마녀체력’을 출간한 것이다. ‘마녀체력-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제목을 보는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그리고 9월,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출판사 에디터, 엄마, 아내로서 열심히 살았지만 남은 건 고혈압과 스트레스, 저질체력뿐이었다. 생전 처음 지리산을 갔다가 나약한 정신노동자로 사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집앞 수영장을 들락거리고, 달밤에 공터를 달리고, 자전거로 슈퍼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흔 살부터 10년간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몸을 움직인 끝에 철인 3종 경기까지 뛰는 ‘강철체력’이 됐다. 체력 하나 달라졌을 뿐인데 그녀는 현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만화 ‘미생’ 중)’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마라토너인 69세 무라카미 하루키, 죽기 직전인 82세에도 말을 타고 질주했던 톨스토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몸 쓰는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나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체력은 물론 상황과 삶에 대한 태도를 한층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완연한 봄이다. 잠자던 개구리가 봄기운에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따뜻한 봄의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다. 미세먼지에 밖으로 나서기 무섭지만 연일 늘어지는 몸을 이대로 둘 순 없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등 무엇이든 좋다. 시작하는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은 언제나 옳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기 딱 좋은 날, 바로 오늘이다.

    강희정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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