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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15의거를 3·15혁명으로 승화시키자- 이주영(국회부의장)

  • 기사입력 : 2019-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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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마산 시민들이 독재 권력의 불의에 맞서 항거했던 3·15의거 59주년을 맞았다. 당시 마산 시민과 학생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전 국민에게 부정과 불의, 폭력과 총칼로 국민을 핍박하고 억압하는 무소불위의 독재정치를 타도했다. 당시 마산시민들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을 보여 주었다.

    최초의 민주화운동, 민중운동으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3·15의거는 4·19혁명, 10·18부마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한국민주화운동사에서 5대 민주화운동의 하나로 오늘날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이런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 3·15민주묘지가 조성되고, 지난 2010년 3·15의거 50주년을 맞아 대통령령으로 3·15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는 등 그 위상이 증대된 바 있다.

    이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당시 여야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정치개혁법을 공포·서명하는 자리에서 “3·15는 국민적 민주화 투쟁이 효시로 그 숭고한 정신의 계승을 위해 4·19와는 또 다른 차원의 별도로 국가기념일로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3·15를 의거(義擧)로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3·15의거는 4·19혁명과 유사하게 터진 혁명의 전단계가 아닌 근현대 최초의 독자적인 유혈 시민혁명으로서 가장 먼저 일어난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되어 민주주의 원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4·19 혁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이 있다. 유자(有子)가 한 말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로, 기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처럼 3·15 의거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논할 때 그 근본이 되는 사건이었으며, 민주화 정신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마산 시민의 3·15의거가 없었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적인 3·15의거 60주년을 1년 앞둔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3·15의거가 4·19혁명의 일부가 아닌 장대한 대한민국 민주화 물결의 시초라는 역사적 사실로 보다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마산 시민의 한 사람이자 국회 부의장으로서 바라건대 내년 3·15의거 60주년을 맞이해 3·15의거를 3·15혁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동시에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효시인 3·15의 진정한 역사적, 국가적 위업을 정립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계속돼야 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3·15에 대한 재평가와 위상 강화는 민주와 민권의 존엄을 온몸으로 지켜낸 영령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들이 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할 것이다.

    이주영 (국회부의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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