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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100년 기업, 100곳을 꿈꾼다- 이혜영(남촌법률사무소 변호사)

  • 기사입력 : 2019-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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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은 3·1운동 100주년 기념 열기로 후끈하다.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리고 전후 처리를 위해 파리강화회의가 열리고 사흘 뒤인 1월 21일 고종이 급사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러한 국내외적 상황들은 한국인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릴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

    신한청년당을 전신으로 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고 임시정부는 끊임없이 외교활동을 하고 건국강령을 발표하면서 1945년 8·15광복까지 단절되지 않고 존재하였다. 그리고 1948년 정식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고 그 나이는 이제 70대가 되었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의 기업들의 수명은 어떤가. 100년 이상 장수기업의 현황을 보면 일본은 3만3069개, 미국은 1만2780개, 독일은 1만73개이고, 한국은 8개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 세계 200년 이상 된 기업 총 7212개 중에 절반 이상인 3937개(59%)가 일본에 있다. 일본 이시카와현에 있는 전통 료칸인 호시료칸은 718년에 설립되어 업력만 1301년 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다. 일본에는 창업한 지 천 년을 넘는 회사가 7개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은 100년 이상 된 장수기업이 두산(1896년), 동화약품(1897년), 몽고식품(1905년), 광장 (1911년), 보진재(1912년), 성창기업(1916년) 등 6곳이고, 신한은행(옛 한성은행, 1897년), 우리은행(옛 상업은행, 1899년)을 포함해도 8곳이다.

    한국의 산업화 역사가 짧기도 하고 부의 대물림이라는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현 사회에서는 장수기업이 나오기 어렵기도 하다. 더구나 지금처럼 제조업 등 전통적 기반산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오랫동안 살아남기는 힘들다.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 법인세율 조정 등의 세금문제, 기업인들에 대한 사법처리 강도 등을 우리나라에서 기업하기 어려운 점들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은행의 ‘2018년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90개국 중 5위를 차지했다. 다만, 정치적 상황이나 노동환경은 판단기준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법적분쟁해결, 전기공급, 건축인허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렇듯 기업환경에 대한 평가는 판단기준에 따라 다르다. 결국 기업의 흥망성쇠는 기업인의 의지와 시대변화를 읽는 통찰력,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일화로 모 의류기업은 저명한 과학인이 강연을 하면서 패스트패션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니 터무니없는 예측이라고 일축했다가 패스트패션의 유행에 따라가지 못했었는데, 다시 그 전문가를 초빙하여 들은 강의에서 미래에는 대여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내용에 또 반발했다는 사례가 있었다. 경영진이 새로운 개념의 유행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예로 빌 게이츠는 ‘남들이 대형 컴퓨터에 매달려 있을 때 나는 모든 가정, 모든 책상에 하나의 개인용 컴퓨터가 있는 날을 미리 보았습니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는 빌 게이츠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는 전통적인 방법의 산업은 어렵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 부흥해야 한다면서 스마트공장, 정보통신기술과 접목한 초융합, 초연결 산업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 해 오던 방식을 깨고 탈바꿈하려면 자본과 연구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사회현상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열린 사고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개척해 나가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나라의 100년 장수기업의 숫자는 8개가 아니라 더 늘어날 수 있으리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100년 전 세워진 임시정부가 그러했듯이.

    이혜영 (남촌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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