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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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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청춘의 봄날을 기다리며- 윤난실(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장)

  • 기사입력 : 2019-03-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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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에는 ‘남해의 봄날’이라는 작은 출판사가 있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지방 출판사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희귀하다. 서울에서 일하다 통영으로 내려온 이 출판사의 젊은 편집자는 지역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책이나 지도로 만들어 지역 스토리텔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해 통영에 활력을 주고 있다.

    남해에도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핫한 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6년, 전국에서 남해에만 있는 돌로 만든 농협 창고를 카페와 예술 창작공간으로 활용한 ‘돌창고 프로젝트’가 그 시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삼동면 지족항의 지족거리와 남면 일대에는 작은 책방과 예쁜 꽃집, 이색 물건을 파는 가게, 예쁘게 잘 가꿔진 정원, 또 남해 유자나 싱싱한 수산물과 같이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는 다양한 식당과 카페, 게스트하우스까지 점차 그 영역도 확산되고 있다.

    이렇듯 지역의 자연자원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청년 비즈니스가 남해에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지족거리에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보태자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멀리 남해까지 어떻게 알고들 찾아오는지, 젊은 연인들이 가게, 거리를 배경으로 예쁜 커플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남해에 청년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청년과 여성이 지역의 재료와 문화역사적 모티브를 활용해 수제로 만들어내는 음식이나 수공예품이 활성화되면 경제적 자립과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유입 효과까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상당하다는 일본의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통영과 거제 등 남해안 지역의 겨울은 너무도 혹독했다. 조선업의 침체 여파 때문이다. 이제 3월도 하순으로 접어든다. 잠깐의 꽃샘추위를 지나니 어느새 봄볕이 완연하다. 목련이 만개하고 벚꽃도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자연의 순환 주기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거제에서 나고 자랐지만 대학과 직장 때문에 거제를 떠난 ‘땐뽀걸즈’들도 고향으로 돌아오고, 남해와 통영 등 경남 남해안 지역에도 전국의 청년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 지역에도 청춘의 봄날이 오길….

    윤난실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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