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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사회적경제, 오해와 이해- 신영규(모두의경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기사입력 : 2019-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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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경제란 내 삶터 주변의 문제나 국가 차원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는 주민의 자발적 해결 노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사회적경제라 부른다. 또한 주민의 자발적 활동에 더해 정책적으로도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의 정체성이나 자발적 활동과 정책적 지원의 관계 등에 대해 많은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분배중심의 경제라는 오해가 있다. 사회적경제가 소득 양극화 문제를 교정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다 보니 마치 성장이나 경제적 성과는 등한시하고 무조건적인 균등 분배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 사회적경제에서 개별 기업들은 특정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스스로 조달하려고 한다. 따라서 경제적 성과 또한 아주 중요한 목표이다. 그러나 이익의 독점적 소유보다는 구성원의 공유를 추구하므로 사회적경제는 분배중심의 경제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사회적경제 중 특히 협동조합의 경우 농협 등의 사례로 인해 농촌이나 어촌에서 어느 정도 연세가 있는 분들이 활동하는 경제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5명 이상이 뜻을 모으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으며 협동조합기본법에는 연령제한이 없다. 따라서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다. 캐나다의 퀘벡에는 젊은이들이 고가의 등산장비를 양질의 착한 가격으로 보급하는 등산장비 협동조합이 성업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고등학교의 협동조합을 비롯해 전국 체인망을 갖춘 젊은이들의 협동조합도 활동 중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힘들게 경쟁하고 있는데,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아 쉽게 사업한다는 오해가 있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일반협동조합을 제외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들이 다양한 지원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지원은 그 기업들이 그만큼 사회적 기여를 하기 때문에 주어진다. 적지 않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큰 이익이 남지 않아 일반 기업들은 기피하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또한 취업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임금을 비롯한 종사자들의 근로조건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한다. 정부의 지원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에게만 국한된다.

    흔히 ‘사회’라는 말이 들어가는 용어라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경제와 쉽게 연관시키고 좌파의 경제, 빨갱이의 경제라는 오해를 받는다. 사회적경제는 무조건적이고 기계적인 분배를 추구하지 않는다. 이익의 창출에 기여한 구성원들의 노력을 보다 공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할 뿐이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한 지역은 자본주의 경제가 가장 발달한 OECD 국가들이다. 영국은 사회적기업이 가장 발달한 국가이며, 국민총생산의 10%를 차지할 정도이다.

    사회적경제는 혈세를 좀먹는 경제가 아니라 지원금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이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협동을 통한 공생이라는 기치 아래 사라져가는 공동체를 재건하고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보려는 경제활동이다. 보다 열린 마음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신영규 (모두의경제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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