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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외국인주민, 우리 곁의 우리들이다- 승해경(경남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 기사입력 : 2019-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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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주민은 해마다 꾸준이 증가하여 186만명으로 주민등록인구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경남의 외국인 주민은 11만6379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결혼이주를 통해 가정을 형성한 다문화가족의 경우도 1만8725가구로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우리사회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른 기념일이 ‘세계인의 날’이다. 오는 20일은 제12회 세계인의 날이다. 세계인의 날은 한국인과 재한 외국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경남에서는 5월 20일을 전후하여 재한 외국인들 다수가 참석 가능한 일요일에 ‘세계인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는 19일 도청에서 세계전통 민속공연을 포함한 이주민화합 한마당이 개최되어, 재한외국인과의 상호문화교류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러한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들이 다채롭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외국인 주민을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의 시선은 타 문화권에 대해 따스하지만은 않다. 지난 4월 18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과 청소년 간의 차이는 3년 전에 비해 차이가 더욱 커졌다.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은 71.22점인데 비해, 성인은 52.81점으로 청소년이 성인에 비해 18.41점 높았다. 2015년과 비교하면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은 3.59점 높아졌으나, 성인은 같은 기간 중 1.14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타 문화권과의 접촉 빈도나 다문화교육 참석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소년은 학교현장에서의 다문화교육 경험이나 타 문화에 대한 체험으로 인해 수용성지수가 높게 나타났음이 분명하다.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다문화가족 중 10년 이상 한국 거주자가 2009년 15.6%에서 지난해 60.6%로 크게 증가했다. 장기 거주로 한국 생활 적응력은 높아졌지만, ‘도움·의논 상대가 없다’는 비율은 늘어나는 등 사회관계망 부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꼽은 한국생활의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26.2%), 외로움(24.1%), 언어문제(22.3%), 문화차이(18.8%) 순이었다. 대부분의 항목이 2015년보다 낮아진 데 비해 외로움을 꼽은 비율은 2015년(18.5%)보다 5.6%p 높아져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외국인주민의 초기 적응지원은 체계적으로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적응이 아닌 지역주민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는 취약함을 알 수 있다.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외국인주민이 나의 이웃으로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을 바라보는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없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민의 선택은 유입국과 송출국의 입장을 기반으로 대부분 개인의 의지와 사회환경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 1903년 1월 13일 최초로 미국으로 노동이민을 간 97명의 선조들, 독일과 사우디로 해외취업이나 유학, 이민자로서 낯선 땅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차별받았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국가의 경계는 있지만 시장경제의 경계가 사라진 지금은 29초에 1명이 국경을 넘는 이주를 하고 있다. 이주의 세계화가 이미 이루어져 왔고, 우리 지역에서도 다양한 출신국가에서 온 우리 이웃들이 있다. ‘세계인의 날’이 있는 5월, ‘우리’와 ‘그들’로 구분 짓지 말고 ‘우리 곁의 우리들’로 이주민을 바라보는 관점의 채널을 바꾸어 보기를 희망한다.

    승해경 (경남다문화가족 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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