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의료칼럼- 호산구 이상

  • 기사입력 : 2019-06-24 08:26:16
  •   
  • 여경아(창원파티마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여경아(창원파티마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호산구란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을 하는 물질들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이며 면역조절작용에 관여하는 세포이다. 여러 원인에 의해 골수에서 호산구 분화가 촉진되고, 말초혈액으로의 방출이 증가하게 되어 검사 중 발견되는 호산구 증가는 흔한 혈액 이상 소견 중 하나이다. 골수에서 만들어진 호산구는 말초혈액으로 방출됐다가 대부분 조직 내로 이동하는데 특히 위장관 조직에 많이 존재한다. 다른 백혈구 세포와는 달리 조직 내에 있는 호산구는 혈액으로 순환할 수 있는데 호산구의 증가란 말초혈액에 500/uL 이상의 호산구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호산구 수가 1500/uL 이상이면 중등증의 호산구증가증으로 이때에는 호산구에 의한 조직의 손상이나 장기 부전이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검사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호산구 증가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알레르기 질환, 기생충 감염, 약물이므로 이와 관련한 병력을 확인하는 것이 진단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외에도 암이나 내분비 이상,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기저질환에서 호산구증가증이 동반될 수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약물에 의해 호산구증가증과 전신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즉시 원인 약물을 금지하고 증상치료를 시행해야 치명적인 약물반응을 피할 수 있다. 이러한 이차적인 원인 없이 중등도 이상의 과호산구증가증이 지속되면서 간이나 비장 종대가 관찰되거나 울혈심부전, 신경이상, 폐섬유화 등 호산구가 분비하는 물질로 인한 기관 손상이 있는 경우 과다호산구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과다호산구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전신쇠약, 체중감소,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고 구역감, 설사, 복통 등의 소화기 증상과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 야간발한과 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환자에서 심장 장애가 진행되며 장이나 폐 침범의 경우 그에 해당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의식저하, 치매 등의 신경이상도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1500/uL 이상의 호산구증가증이 4주 이상 지속되며 반복적으로 확인된 경우 주요 장기의 침범 유무를 알기 위해 영상검사와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이상 등 혈구 이상소견이 동반하여 발견되는 경우 조기에 골수 검사와 세포유전학적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호산구증가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기생충 감염은 개회충증으로 보고되어 있는데 이 경우에도 폐와 간 등의 장기 침범이 발생할 수 있어 이차성 호산구증가증의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호산구증가 근육통증증후군, 독성오일증후군, 호산구증가 근막염 등도 호산구에 의한 장기 침범을 동반하므로 호산구 증가증의 중증도와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단계적인 진단계획과 응급치료를 위하여 전문의의 진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경아 (창원파티마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