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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지방 소외- 김희진(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19-06-24 20: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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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황산벌과 평양성은 다소 신선한 설정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 설정은 영화에 나오는 김유신 장군을 비롯한 신라군은 경상도 방언을, 계백 장군과 부하들은 전라도 방언을 쓴다는 것이다.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이 보기엔 그저 코믹 영화 중 하나였을지 모르지만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가 망하지 않고 이어졌다면 세 지역 중 한 곳의 방언이 지금의 표준어가 되었을 거란 감상평을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기억이 있다.

    ▼5000만 인구 중 2000만이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에 모여 살다 보니 수도권 쏠림현상이 있다. 신라, 백제를 다룬 영화 주인공들이 방언을 쓰는 게 새삼스럽게 소개되는 것 또한 그 단면이다. 가끔 수도권 쏠림은 수도권 중심으로 변질되기도 하는데, ‘태풍이 비수도권에 상륙해 수도권의 위험은 줄었다’라든지,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이 느닷없는 일이자 총선용 선심 정책’으로 치부되는 기사를 볼 때면 자못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6명 이상이 쓴다는 인터넷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모바일 뉴스에서 지방언론사를 배제했다. 뉴스 독자 70% 이상이 포털로 기사를 접하는 현실에서 네이버가 모바일 언론사 구독 설정 대상 중 지방언론사를 단 1곳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지방분권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뉴스 생산에 필요한 자본, 인력에 대한 1원의 투자 없이 언론사의 콘텐츠를 유통시켜 수조원을 버는 네이버가 모바일에서 지방 뉴스를 배제한 것은 지방에 대한 무시이자 테러다.

    ▼수도권 중심의 시스템이 지방을 소외시키는 지금, 지방을 지킬 사람은 바로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방언론도 그중 하나다. 태풍이 남해안을 지날 때 각 지자체의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을 반대하는 딴지에 맞서 동남권에서 부산~유럽 항공노선 수요는 진작부터 있었다고 반박하는 게 바로 지방언론사다. 330만 경남사람들이 네이버 편이 아니라 지방의 편에 서주길 바란다.

    김희진(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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