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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43) 제24화 마법의 돌 143

“우리 요정 하나 더 사요”

  • 기사입력 : 2019-08-07 0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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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당은 지하로 잠입하여 좌익활동을 했다.

    1947년이 가고 1948년이 왔다. 1948년은 미군정이 끝나는 시기였다. 정국은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1948년 남한단독정부 수립이 결정되었다. 북한은 이미 인민위원회가 면 단위까지 결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수립되어 있었다. 북한의 현실을 잘 모르는 인사들은 남북한 동시선거와 통일정부 수립을 요구했다. 상해임시정부의 김구는 남북합작을 추진했다. 그는 북한을 방문했다가 돌아온 뒤에 실망하여 입을 다물었다.

    결국 남한에 총선이 실시되고 제헌의회가 대한민국헌법을 통과시키고 단독정부 수립을 의결했다. 제헌의회는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이정식은 대구에서 열심히 일을 했다. 이재영이 처음 창업했던 가게를 다시 짓고 2층으로 확장했다.

    ‘녀석이 장사를 제법 하네.’

    이재영은 이정식의 수완에 만족했다. 그러나 정부가 수립되면서 경제인들에게도 불똥이 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회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법을 통과시키고 친일파를 대대적으로 검거하면서 일제하에 친일이나 부일 활동을 한 경제인들까지 체포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화신백화점의 박흥식, 비행기를 헌납한 방의석, 문영기 등과 재계의 중심인물 김연수, 동화백화점 사장 이두철, 조선항공업 사장 신용항 등이 반민특위에 체포되었다.

    이재영도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재영은 재계의 거물이 아니었다. 대구에서 장사를 크게 했으나 일본의 주목도 받지 못했고 군비를 내라는 요구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대구경찰서에 끌려가 고문을 받기까지 했었다.

    이재영은 이틀 동안 조사를 받은 뒤에 석방되었다.

    “기업하는 사람들을 다 잡아들이네.”

    “민족정기를 세워야 하잖아?”

    친일파 단죄에 대한 논쟁이 치열해졌다.

    1949년 김구가 암살되었다. 김구의 암살은 국민들을 큰 충격에 빠트렸다. 그의 장례는 시장이 철시를 하고 거리가 메워졌다.

    ‘세상이 어떻게 된 거지? 독립운동가를 암살하다니….’

    이재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 요정 하나 더 사요.”

    미월이 말했다. 그녀는 정치나 시국에는 관심이 없었다.

    “요정을 왜 또 사?”

    “우리 요정에 손님들이 너무 많이 와요. 손님들을 다 받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요정을 또 사?”

    “요정이 돈이 얼마나 많이 남는대요. 물장사가 이익이 가장 많이 남는 장사라는 걸 몰라요?” 미월이 눈을 흘겼다.

    “허허. 요정이 나온 것은 있고?”

    “있어요. 조계사 뒤에….”

    이름이 천영각이라고 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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