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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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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반일과 극일, 그리고 집단 지성- 최기철(마산수협 조합장)

  • 기사입력 : 2019-08-11 2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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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 2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지정에서 제외하자 우리나라는 민관이 그야말로 긴급대응체제에 돌입하면서 ‘보이콧재팬, ‘노노재팬’ 등 반일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7월 23~25일)에서 국민의 80%가 일본제품의 불매운동에 호응하면서 필자는 다시금 국민의 집단지성에 주목해 본다.

    우리 국민의 집단지성은 근현대사에 커다란 역사의 물줄기를 자체적이고 단합된 힘으로 바꾸고 개척해왔다.

    녹두꽃이란 사극을 통해 재조명된 반외세, 반봉건을 내세운 동학농민운동, 독재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3·15와 4·19, 유신체제 철폐를 이끌어 낸 부마민주항쟁과 군부독재 퇴진과 민주화의 열망을 피와 목숨으로 맞바꾼 5·18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우리국민의 집단지성은 무수한 침략과 수탈의 역사가 만들어낸 민족보호본능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말에서 우리민족은 아프고 쓰린 과거의 역사를 한시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아직도 우리나라를 식민국 조선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 나타나는 오만함, 징용배상 판결에서 보이는 무례와 내정간섭을 통해 한국을 일본이 통제가능한 나라라는 인식이 이번 경제보복을 통해 잘 표현되고 있다.

    불행히도 신국(神國) 일본은 단 한 번의 시민혁명이나, 집단지성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본 적이 없는 전체주의(全體主義)로 일관해온 나라이다.

    그만큼 정권이나 위정자들이 국민의 무서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식민의 장막을 걷어내고 IMF의 칼날을 국민의 힘으로 극복해낸 민족의 저력, 2016년 한겨울 한파를 녹여낸 촛불혁명의 집단지성이 다시금 군국부활을 꿈꾸는 일본을 향해 어떠한 역사의 길을 제시하는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위대한 우리 국민의 힘이 발현되기를 소망해 본다.

    최기철(마산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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