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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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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적과의 동침, 상생- 윤동주(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

  • 기사입력 : 2019-08-25 20: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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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올해 2분기에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대형마트로서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 더해, 최근 들어 새벽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몰들의 출현으로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가까운 일본도 다르지 않다. 최근 10년간 일본의 백화점 61개점이 폐점했으며, 올해에만 10개점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우리 대형마트 적자의 원인과 일본 백화점의 폐점 원인으로 저출산 고령화에 기인한 인구절벽, 온라인 쇼핑의 증가, 브랜드 중심 구매 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를 중심으로 자영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들의 생업과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 휴업일을 월 2회 의무화했으며, 영업시간의 제한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으로 대형 유통점의 신규 출점 또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전국의 소상공인 단체 및 노동단체 등에서는 중소 유통업의 발전과 종사자 건강권과 노동권을 위해서 대형 유통점의 의무 휴업일을 더 늘려야 하고 영업시간 제한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의무휴업일 제도를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 한다.

    그러면 대형마트에 대해서 의무 휴업일을 강제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했더니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이 과연 늘어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실제 지난 2017년과 2018년 한국유통학회 등이 신용카드 사용액 빅데이터를 활용해 샘플조사를 벌인 결과 의무휴업 규제는 주변 상권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혹시 대형마트 같은 유통점들을 규제하고 옥죄면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제는 오프라인 상권 전체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도 한다. 물론 이러한 규제가 대형마트들의 수익성을 저하시킨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의 어려운 상황과 원인은 이미 앞에서 얘기하였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대형 유통점과 소상공인의 싸움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싸움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이런 측면에서 대형 유통점과 소상공인들의 상생은 필수적이다. 물론 대형 유통점들은 온라인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대형 유통점들이 오프라인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욱 상생이 필요한 것이다. 대형 유통점들은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과의 상생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 내에 입점하는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좋은 예가 된다. 2016년 충남 당진 어시장을 시작으로 경북 구미 선산봉황시장, 경기 안성맞춤시장, 대구 월배시장 등은 대형 유통점과 상생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상생스토어 입점이 되기까지 전통시장 상인과의 갈등은 심했다. 그래서 입점 시 상생스토어에서는 전통시장에 판매하지 않는 공산품 위주의 제품만을 판매하기로 약속하고 입점한다. 입점 후의 반응은 괜찮은 편이며, 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습을 찾았다. 누구보다도 소비자가 반긴다. 그야말로 원스톱 쇼핑이 되니 가고 싶은 시장이 되는 것이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판매하는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을 인근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해주는 것도 좋은 상생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약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대형 유통점을 적으로 대하기보다는 소비자를 집객시킬 수 있는 친구로 생각해보자.

    윤동주(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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