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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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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자주 누고 열나는 아이, 쉬이 넘겼다간…

영·유아 요로감염
발열·오한·구토·설사·배뇨통 등 나타나면 의심
장내 세균·분변 주원인… 혈액으로 감염되는 경우도

  • 기사입력 : 2019-08-25 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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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있는 엄마 김모(28)씨는 어느 날 갑자기 아이의 몸이 뜨거워진 것을 확인했다. 열을 낮추고자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아이의 체온은 떨어지지 않았고, 구토 증상까지 보였다. 불안한 마음에 아이와 함께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응급 소변검사 결과, 의사는 요로감염이 의심되니 추가로 소변배양검사를 진행하자고 얘기했고, 요로감염 진단을 받았다.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 비뇨기계의 한 부분에 세균이 감염된 것을 요로감염이라 한다. 요로감염은 크게 방광염, 무증상 세균뇨, 급성 신우신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부요로감염이라 불리는 방광염은 세균 감염으로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며, 가장 흔한 형태의 감염이다. 급성 신우신염은 상부요로감염으로 신장이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며, 발열 등의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마지막으로 무증상 세균뇨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소변배양검사를 했을 때 세균이 발견되는 것을 말한다.

    ◇장내 세균에 감염돼 주로 발생= 요로감염의 주된 원인은 장내 세균이다. 그중에서도 대장균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부분 하부 기관에서 상부 기관으로 감염이 진행되지만, 혈액에 의한 감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요로감염에 걸린 3~4개월 이하의 영아 중 10% 정도는 혈행성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을 발견하기도 한다. 더욱 심한 경우에는 세균이 뇌척수액 공간까지 침범해 뇌수막염이 발생하거나, 신장에 침범해 농양을 형성할 수도 있다. 패혈증, 뇌수막염, 신장 농양이 발생하면 치료 기간이 일반적인 요로감염에 비해 상당히 길어지며, 신장 농양은 경우에 따라 수술을 통해 제거하기도 한다.

    영·유아에서 요로감염이 잘 발생한다. 영·유아는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해 분변에 의한 감염이 쉽고, 여아는 남아에 비해 해부학적으로 항문과 요도 사이의 길이가 짧아 요도가 세균에 의해 감염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12개월 이후에서는 남아에 비해 여아에서 요로감염이 더 많이 나타난다. 반면 12개월 이전에는 요로계 기형 등으로 인해 남아가 여아보다 3~4배 정도 높게 발병한다.

    메인이미지

    ◇영·유아에서는 고열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 일반적으로 요로감염의 증상은 감염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하부요로감염인 방광염은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상부요로감염인 급성 신우신염의 경우 방광염 증상과 함께 발열·오한 등의 전신증상과 옆구리 부위 통증을 호소할 수 있으며, 구토 또는 설사가 동반될 수도 있다. 반면 소아의 증상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신생아부터 영·유아에서는 38℃ 이상의 고열이 가장 흔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폐렴, 중이염, 장염 등의 항생제 치료 이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발생해 검사하면 요로감염으로 진단해 치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외에도 보챔, 수유 감소,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소변 가리기가 끝난 소아에서는 배뇨통, 빈뇨, 옆구리 통증 등의 증상과 함께 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요로감염은 소변배양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요로감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농뇨(소변 현미경 검사에서 백혈구 5개 이상) 등이 보이면 요로감염을 의심한다. 이후 소변배양검사에서 세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찰되면 요로감염으로 진단한다. 소변 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 전에 항생제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항생제를 투약한 이후에 소변 검사를 하면 농뇨는 보일 수 있지만, 소변배양검사에서는 세균 관찰이 어려워 불필요한 검사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

    요로감염의 주된 치료는 검사 결과에 따른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요로감염 진단 시 시행한 소변배양검사의 결과를 알 수 있기까지는 며칠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변배양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경험적 항생제를 투약한다. 이후 소변배양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해 치료한다. 검사 결과와 증상이 심한 소아의 경우 입원을 하고, 영아는 대부분 입원이 필요하다. 치료 기간은 항생제를 투약한 시점부터 1~2주이며, 치료 시작 후 만 48시간 정도면 열이 내려간다. 만약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요로감염을 고려해 치료한다.

    일상생활에서 요로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여성의 경우, 배뇨 혹은 배변 후 뒤에서 앞으로 닦으면 세균으로 인해 요로감염에 더 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앞에서 뒤로 닦도록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변비가 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며, 소변 참지 않기 등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린 영·유아의 경우, 기저귀를 제때 갈아주고 물로 잘 씻기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모유 수유가 분유 수유보다 예방에 더 효과적이고, 필요시에 장 기능을 조절하는 약물 또는 유산균 사용을 권장하기도 한다. 유산균은 요로 생식계의 정상 세균을 보강하고, 면역력을 높여 예방하는 자연적인 방법이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택 교수는 “소아 요로감염은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항생제 내성균의 여부, 요관이 두 개인 선천성 기형, 소변이 배출됨과 동시에 신장이나 요관으로 역류하는 등의 요로계 기형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소아마다 임상 양상이 다르다. 따라서 어린 영유아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이 발생하면 소변검사와 소변배양검사를 시행하고, 환아의 상태를 고려해 보호자와 면밀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환아에게 적절한 검사, 치료 및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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