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유시민의 ‘오버’-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9-02 20:26:26
  •   
  • 이종구 김해본부장·국장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장관 자리에서 낙마 위기에 놓인 것은 물론 검찰 수사까지 전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사안에 대해 관망하고 있던 범여권 인사들이 최근 일제히 조국 구하기에 나서면서 특정 인사는 궤변을 일삼아 빈축을 사고 있다.

    조국 구하기 전선에 선두에 선 것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검찰과 언론, 촛불집회 대학생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윤석열 총장과 검찰의) 충정은 이해하나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였다”고 포문을 열었다. 조국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조국을 꺾어야 한다는 욕망이 보도를 지배하고 있다. 집단 창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물 반 고기 반이다.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많은지, 얼마나 모이나 구경하러 온 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모욕했다. 그는 31일에는 한 술 더떠 “조국 후보자 의혹 확인 과정에서 온갖 억측과 짐작, 추측, 희망사항을 결합해 절대 부적격, 위선자, 이중인격자, 피의자라고 하는 것은 다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면서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법에서 정한 대로 청문회를 열어 질의자는 충분히 묻고 후보자에게는 해명 기회를 준 후 판단은 국민이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페이스북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거짓이 난무한 여론재판은 온당치 않다”면서 “국민을 믿고 존중한다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애초 합의대로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유 이사장 등이 일제히 조국 구하기에 나서자 과거 운동권에 몸담았던 야권 인사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진보 학자였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조국 일병 구하기에 뒤늦게 합류한 유 이사장의 눈물겨운 궤변은, 조국 사태로 인해 깨닫기 시작한 이른바 진보 인사들과 문재인 정권의 거짓과 위선과 독선을 다시 한 번 국민적 차원에서 확인시켜주는 역설적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조국 구하기, 눈물겹지만 힘겨워 보인다. 역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일 “조국이 위선자라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증명했다.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란 신조어가 왜 나왔나”면서 “조국의 그 수많은 SNS가 증거인데 유시민은 그 명백한 증거에 눈을 감고 그저 자기 세력과 좌파 기득권이 무너질까 두려워 위선의 편에 선 것”이라고 퍼부었다.

    김 교수나 하 의원의 지적처럼 유 이사장의 조국 구하기 발언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이 지사나 박 시장처럼 청문회를 열어 조국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고 국민들이 판단하게 하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가 조국을 변호하기 위해 검찰과 보수언론, 촛불집회 대학생을 막무가내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역겨움만 자아낼 뿐이다. 특히 촛불집회 대학생들을 모욕한 것은 ‘유시민도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것만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오죽하면 민주당 의원이 그를 향해 “편들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오버’하지 마시라”고 비판했겠나.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종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