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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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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버킷리스트- 심종철(경남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

  • 기사입력 : 2019-09-19 20: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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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버킷리스트(Bucket List)라 한다. 누구에게나 버킷리스트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엄혹한 현실을 딛고 일어설 디딤돌로 삼기 위해, 혹은 자신의 평범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그리고 이루고 싶은 꿈들의 좌표를 정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의 부푼 희망의 순간들을 위해 저마다의 버킷리스트를 가슴에 간직하곤 한다.

    어린 딸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딸과 함께 남태평양의 섬으로 여행을 떠났던 어느 맹인 가수의 이야기, 독일문학의 루트를 좇아 ‘베를린에서 1년 살기’를 버킷리스트로 정한 어느 저널리스트의 이야기, 그리고 노인들의 ‘인생 옆길’ 체험을 스크린으로 풀어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영화 ‘버킷리스트’도 화제였다.

    산을 가까이한 나에게도 30여 년 묵은 버킷리스트가 있었다. 알프스의 마테호른(4478m)에 오르는 것이었다. 20대 후반쯤에 설렘으로 간직한 이후 3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오래도록 꿈꾸어 온 마테호른과 마주할 수 있었다. 지난 7월의 일이다.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루고 난 후 만년설의 능선과 푸른 하늘 빛, 계곡에서 만난 바람의 느낌까지 모두 접어 기억의 갈피에 끼워두고 다시 버킷리스트를 작성 중이다. 언제쯤 이룰 수 있을지 알 순 없지만 내 삶의 여백 한쪽에 다시 쓴 버킷리스트를 간직하고 스스로를 붐업하기 위해 새로운 루트파인딩을 이어 가려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경기가 아직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에 지치고 힘들어한다. 이러한 때 스스로를 지탱해 줄 작지만 희망을 담은 버킷리스트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버킷리스트는 언젠가 이루고 싶은, 자신이 꿈꾸는 것의 다른 이름이다.

    꿈을 향해 가는 길은 멀고 쉽게 이룰 수 없기에 꿈이지만, 꿈이 있다는 건 털고 일어나 다시 나아갈 충분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힘들다고 느끼는 지금이 바로 자신만의 작은 꿈,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이다.

    심종철(경남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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