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0일 (수)
전체메뉴

[창원 서성동을 바꾸자] (6) 타 지역 집결지 어떻게 폐쇄했나

강력한 행정 의지 선행, 지역민 협력 뒷받침돼야
전주 ‘선미촌’ 민관협력 도심재생 초점
집결지 건물 매입해 예술촌으로 변화

  • 기사입력 : 2019-09-24 20:54:59
  •   
  • 창원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서는 타 지자체가 추진했던 집결지 재정비 정책을 참고해 서성동에 맞는 로드맵을 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24일 여성가족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남은 집결지는 20여 곳이며, 전북 전주시의 선미촌과 충남 아산시의 장미마을 등 7~8개 지자체에서 성매매집결지 재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중에서 여성인권과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모범사례로 꼽히는 전주 선미촌과 대구 자갈마당의 폐쇄 및 도심 재정비 과정을 살펴본다.

    ◇예술촌으로 변모 중인 ‘선미촌’=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에 위치한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의 도시재생은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전주시는 집결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모임과 집담회 및 토론회 등 폐쇄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았다. 2008년 시에서 단계적 매입에 의한 폐쇄 계획을 수립했으나 시의회에서 부결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다.

    민관 협력을 통해 예술촌으로 거듭난 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민관 협력을 통해 예술촌으로 거듭난 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본격적인 집결지 폐쇄 및 도심 재정비 사업이 시작된 것은 2014년 2월 ‘전주 선미촌 정비 민관협의회’가 발족한 이후였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시의원, 지역주민, 인근 고교 관계자, 언론사, 경찰 등으로 구성돼 지역의 해묵은 과제인 선미촌 페쇄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민관협의회는 시와 함께 용역을 진행했고, 예산 등을 고려해 기능전환 개발로 재정비사업의 방향을 잡았다. 시가 집결지의 건물을 부분 매입해 점진적으로 ‘예술촌’으로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성매매 업소의 폐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전주시는 2016년 집결지 내 성매매 업소 건물을 임대해 602㎡ 부지에 ‘현장시청’을 세우고 ‘서노송동 예술촌팀’ 3명을 현장에서 근무토록 했다. 집결지 내에 현장시청이 건립되자 성구매자, 성매매 여성, 업주 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업소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일부 업소는 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다. 시는 현재까지 과거 성매매 업소로 이용하던 건물과 빈 건물 등 6채를 사들였다.

    전주시의회는 2017년 ‘성매매피해자 등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해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연간 2억원의 예산으로 8월 말까지 17명의 여성이 지원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시와 경찰은 업소 건물주에게 성매매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며 처벌 대상인 것을 지속적으로 고지했다.

    시에 따르면 이러한 점진적 도시재생 사업으로 2014년 60여 개 성매매 업소가 현재 25개로 줄었다. 시는 오는 2022년까지 도시재생 및 집결지 폐쇄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러한 점진적 폐쇄 방식은 단번에 집결지를 폐쇄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선미촌의 실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재생사업 후에도 남아 있는 성매매업소 20여 곳은 밤이면 여전히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단순히 집결지를 폐쇄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방치됐던 공간을 인권과 예술의 공간으로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 중이다”며 “2022년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지만 이미 주변 환경의 변화 등으로 업주 등의 폐쇄 의지가 큰 것으로 파악돼 결국 완전 페쇄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이미지

    ◇대구시, 강력한 행정력으로 여성 자활에 초점= 대구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인 ‘자갈마당’ 폐쇄는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된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성매매 종사 여성을 위한 보다 현실적인 지원 계획을 수립해 여성의 80%가 자활에 성공했다.

    대구시의 자갈마당 폐쇄는 권영진 시장의 공약이 시발점이었다. 권 시장은 2014년부터 자갈마당 폐쇄를 추진했지만 수백억원에 이르는 재개발 비용과 업주·성매매 종사자들의 반발 등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다 2016년 9월 ‘도원동 도심부적격 시설 주변 정비 TF’를 구성하면서 보다 강력하게 폐쇄를 추진했다.

    시는 폐쇄회로TV(CCTV)를 자갈마당 출입로 4곳에 달고 가로등 270여 개를 달아 불을 환히 밝혔다. 성매수자들의 발길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 또 집결지 내 문화예술전시관 ‘아트 스페이스(Art Space)’ 개관 등 자갈마당을 양성화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 강력한 단속과 조치로 2004년 60여개이던 업소(종사자 350여명)가 10분의 1로 줄었다.

    또 대구시의회는 2016년 12월 ‘성매매피해자 등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여성 1인당 최대 2000만원의 자활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예상 인원 100명 중 86명이 자활에 참여하고 있다. 시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여성 자활을 위해 예산 12억원을 투자했다.

    도심 재정비는 민간개발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5월 대구시가 민간개발업자에게 자갈마당을 포함한 주변 1만9080여㎡에 주상복합단지 사업에 대한 승인을 하면서 지난 6월부터 집결지 내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민간개발업자의 계획에 따르면 2023년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에 아파트 886가구와 오피스텔 256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서는 연면적 24만5383㎡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의 강력한 폐쇄 의지와 인권지원센터의 성매매 종사 여성 자활 지원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성공적으로 폐쇄가 됐다고 평가한다”며 “철거에 의해 집결지는 이미 폐쇄됐으며, 종사 여성들의 인권보호와 자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조고운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