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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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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덴마크 가이드-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 단장)

  • 기사입력 : 2019-10-01 20: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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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6월 말, 말뫼의 눈물로 유명한 스웨덴 말뫼의 발전상을 견학하기 위해 덴마크에 간 적이 있다. 물론 스웨덴 말뫼는 망해 가는, 아니 완전히 망한 조선업 중심의 도시를 IT(Information Technology) 중심의 젊은 도시로 탈바꿈시킨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외레순다리(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7845m의 다리로서 2000년 7월 2일 개통됨)를 건너면 스웨덴 말뫼를 만나게 된다. 그날은 특히 날씨가 좋았고 휴일이라 말뫼시내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해안가는 그렇다 할 모래사장도 없고 유흥가도 없었지만,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말 그대로 낙원이었다. 그냥 얼굴에 표정이 좋았고, 그냥 사람들의 움직임이 너무 평온했다. 우리 일행은 낙원에 구경 온, 현실계(現實界)의 사신 같은 느낌이었다. 말뫼에서 10년 이상 생활하고 있는 스타트업(Start-up) CEO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우연하게도 그분은 창원의 대기업 연구소에 근무한 적이 있는 연구원 출신으로 말뫼시의 지원을 받아 현재 새로운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분이었다.

    “여기 사시면 좋으세요.” 정말 상대방 배려 없는 자기중심적 질문을 했다. “그냥 좋아요. 경쟁이 없고 비교가 없어서 좋아요.” 누가 내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느낌이었다.

    바로 하루 전 덴마크에서 30년간 거주하신 한국계 가이드의 말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덴마크의 어떤 것이 좋으세요.” 그분의 답은 “여기는 비교가 없어요. 같이 지내는 친구가 성적이 어떻게 되는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 필요도 없으며 묻지도 않습니다. 비교는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며, 어릴 때부터 비교하지 않음을 철저하게 교육받아요.”

    남들보다 더 큰 아파트, 더 큰 자동차, 비교를 통해 자기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된 대한민국,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를 끝없이 올라가려고 걸어가는 안타까운 비교사회(比較社會), 비교하는 것이 일종의 언어적 폭력으로 이해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돼야 평범함의 위대함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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