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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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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해, 이순신이 답인가- 최영희(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19-10-07 20: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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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서 구석구석까지 갈 수 있는 곳, 한 시간 안에 산과 바다를 오갈 수 있는 곳, 이름마다 사연이 뭍어 있는 역사 유적지의 보고가 진해이다.

    아이 방학 때면 소쿠리섬에 두 달 내 아홉 번은 캠핑을 다녔다. 바다에서 키조개 따는 머구리들이 수경도 없이 드나드는 것을 보며 통발로 게, 쭈꾸미, 운이 좋은 날은 곰치도 잡았다. 최근 이순신타워로 걱정스런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우선 소수 군인들이 점유한 해안 개방과 교육사령부 골프장과 헬기장은 이전, 기지사령부를 제외한 경화·풍호동 해안선은 개방으로 그간 군대시설로 제한받은 지역에 활기를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개발이든 정책이든 우선은 어려운 지역경기를 해결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순신 타워를 두고 기대만 주고 철회됐던 장복산 케이블카와 같은 관광시책이 될까, 과연 지역민의 삶이 더 나아질까 하는 걱정들이 들린다. 그러니 상대방 입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타워를 제시한 측도 처음부터 잘못되라 생각하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지역민이 뭘 더 원하는지와 사업효과를 두고 충분히 논의했어야 옳았다. 타당성 용역만이 아니라 타워건립추진위원회 운영예산까지 통과됐으나 왜 통영과 비숫한 이순신타워를 하려는지 사전에 충분한 공감대가 없었다. 차라리 저도 유람선을 운항하라는 의견과 생활시설인 체육관과 수영장, 도서관을 지어 달라는 의견, 아이들에 투자해 달라는 의견 등 지역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지방분권시대에는 재정지출에 대해 지역민에게 자율성을 줘야 하고 필요한 사업에 탄탄한 기획력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실패할 게 분명하다. 진해 솔라타워가 그 예다. 262억원에 시비도 157억원이나 들었지만 19원억이나 투자한 로봇실은 재투자 없이 문을 닫았고 대관료도 매우 낮아 아름다운 바다에 삐죽 솟은 속 빈 건물에 지나지 않는다. 전 세계 어딜 가도 관광지 전시관들은 작고 소소하면서도 세세히 지역의 삶을 담는 추세이다.

    진해는 올해를 시작으로 5년간 충무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근대건축, 경제경영·문화 플랫폼이 진행된다. 이는 지역을 이어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 시티투어버스를 진해로 돌려 웅천읍성과 왜성, 조봉암 생가터, 웅동 3·1만세지, 안골 왜성, 망산도와 유주암, 유주비각 등 투어를 하고 지역 맛집 등을 연결해 동부와 서부를 이어 자영업을 살리는 등 역사유적을 활용한 콘텐츠로 관광활성화를 해야 한다.

    아름다운 진해를 지키고 개발 이익을 지역민에 돌려주기 위해서 이순신타워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안이 더 낫다는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는 시정이기를 바란다.

    최영희(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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